사막에서 걷기

by 라라

언제부터인가 나는 사막을 좋아하게 되었다. 길이 나 있지 않는 사막은 답이 없는 인생과도 같고,

정해져 있는 길이 아닌 내가 만들어 가는 길이기에 내가 못해도 부담이 없다. 설사 잘못 길을 갔더라도, 실수했다 할지라도 평가받지 않고 그 길 그대로 나의 길이 되기에 마음이 편하다. 누구의 간섭도 받지 않는다.

하루종일 내리쬐는 태양에서 결핍을 경험할 수 있고, 그러기에 오아시스의 물이 소중함을 깨달을 수 있다.

때로 나와 같은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을 만났을 때 더 반갑고 서로의 이야기를 들으며 친구가 될 수 있다.

혹독한 열기와 춥디 추운 밤을 견디고 모래바람이 지나며 나의 살갗은 더 두터워지고 군살도 배긴다. 그럴수록 나도 더 강인해진다. 내가 걷고 싶을 때 걷다가 지치면 또 쉬어 가면 된다. 나의 페이스에 맞추어서.

이어령 선생님은 "마라톤에서 360명이 뛰면 1등과 360등이 있을 뿐이다. 하지만, 그 길에서 이탈해 각자의 길을 가면 그 길에선 only one이 된다."라고 말씀 하셨다. 사막을 걷는 길은 이러한 길이다. 새로운 길은 나 혼자 가는 길이라서 내가 only one이 될 수 있고,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비교받지 않는 길이라서 좋다. 나는 유목민의 삶을 지향한다. 사막에 길을 걷듯, 인생을 걸어가고 싶다.


모든 교육이 마찬가지겠지만, 유독 개성과 창의성을 강조하는 교육이 미술교육이다. 창의적인 사람이란 자신만의 길을 가는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심리학자 칼 로저스는 인간은 기본적으로 창조적이라고 하였고, 충분히 기능을 발휘하는 사람은 고도로 창조적이라고 했다.

미술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고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작업들은 창의적인 활동이다. 꾸준히 생각하고 만들어 완성하는 과정들을 거치면서 인내가 필요하듯, 사막을 걷는 과정에도 인내가 필요하다. 미술작품을 통해 나 자신을 발견하고 성찰하게 되는 것, 사막을 통과하였을 때 혹은 걷는 과정 가운데 혹독한 추위와 모래바람을 많이 맞으면 맞을수록 나의 본성과 맞닥드리는 시간과 만나게 되는 것, 이것은 곧 인생을 사는 과정과 닮아 있다.

[ The Sleeping Gypsy ] 앙리 루소/1897/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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