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DOyHF443qT4?si=akvYAcL4KZj52VMZ
붙들 수 없는 꿈의 조각들은 하나둘 사라져 가고
쳇바퀴 돌 듯 끝이 없는 방황에
오늘도 매달려 가네
거짓인 줄 알면서도 겉으론 감추며
한숨 섞인 말 한마디에 나만의 진실 담겨 있는 듯
이제 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엇갈림 속의 긴 잠에서 깨면 주위엔 아무도 없고
묻진 않아도 나는 알고 있는 곳
그곳에 가려고 하네
근심 쌓인 순간들을 힘겹게 보내며
지워버린 그 기억들을 생각해 내곤 또 잊어버리고
이제 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이제 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차라리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 그려가리
단상: 1987년에 타계한 유재하의 곡,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이다. 너무나 이른 나이에 유명을 달리하여 생애 단 한 장의 음반만 남겼지만, 독특한 음색과 눈부신 음악성으로 그의 이름은 대중음악계에서 길이길이 기억되고 있다.
그의 곡을 듣고 있노라면, 푸른 나비를 이리저리 쫓는 소년이 떠오른다. 상상 속 소년은 나비를 잡지는 못하지만, 아무 근심이 없다. 애초에 장에다 가둘 생각이 없었으니까. 멜로디도, 가사도 청춘의 자유, 아쉬움, 희행을 잘 담고 있다.
기교를 부리지 않고 가사 하나하나 고이 전달해서 그의 노래는 더욱더 순수하게 느껴진다. 성년을 넘긴 나이, 25살에 음반을 발표했지만, 이런 까닭으로 소년과 청년의 경계선에 선 청년이 그려진다. 그의 곡 중 ‘내 마음에 비친 내 모습’을 가장 사랑한다.
이제와 뒤늦게 무엇을 더 보태려 하나
귀 기울여 듣지 않고 달리 보면 그만인 것을
못 그린 내 빈 곳 무엇으로 채워지려나
가사를 쓸 때 그는 어떤 마음이었을지 생각해 본다. 당시 유재하는 한양대 작곡과에 재학 중인 학생이었다. 그땐 클래식 음대에서 대중음악을 하면 바로 퇴학당하는 게 교칙이었다. 가요제에 출전하고 제적 통보받은 선례도 있었다.
게다가 그는 자신의 곡에 대해 자부심이 없었다. 작곡한 음악을 듣고 싶어 하는 지인에게 들려줄 땐 “형편없죠...”라고 말하며 지레 걱정했다고 한다. 심지어 발표 당시, ‘노래를 너무 못한다’는 이유로 저평가받는다.
감히 예상하건대, ‘내가 어딘가 별나구나. 외롭다’, ‘빛나는 음악인의 삶을 살고 싶었는데 현실에서 난 너무 작구나’, 와 같은 고민으로 어지러운 한때를 보내고 있었을 거다. 그렇지만, 음악을 만들며 스스로 다잡았겠지. 내가 만들고 싶은 이야기와 음악이 무엇인지 내 마음 구석구석 살피면서. ‘여러 소리에 휘둘리지 말자. 내 빈 곳을 다른 사람이 할 음악으로 채우는 대신, 내 음악으로 채우자. 내가 가야 할 곳은 내가 가고 싶은 곳이다.’
유재하와 마찬가지로 우리는 충고와 평가를 받으며 살아간다. 피가 되고 살이 되지만 계속 들으면 오랫동안 소음에 노출된 것처럼 어지럽다. 내가 결함 있는 존재인가, 의심도 한다. 때론 그걸 모두 들으려 애쓰는 대신, 내 안의 이야기를 들으려 애쓰는 게 필요할 듯하다. 그가 그러했듯이. 이야기를 자신의 음악에 담았듯이.
우리에게도 청년 유재하의 모습이 있다. 매일 내 이야기를 찾고, 커서가 깜빡이는 흰 화면에 빽빽이 채우니까. 혼란스러운 현실에서 고될지언정 내 이야기대로 살아가겠노라고 다짐하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