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내 눈에 비친 세상
어찌 그리 화가났는지
세차기만 하다
무에 그리 뿔이 돋아났는지
첨예하기만 하다
잔잔하니 새초롬한 눈매처럼
쌀쌀맞기만 하다
한없이 곰살맞던 푸른 하늘
끝이 보이지 않던 황홀한 신록의 초연한 기쁨
조건없이 평화롭고 고요했던 밤거리의 속삭임에
냉수를 끼얹으며
질투하듯 휘몰아치며 다그친다.
천진난만 두팔 벌린 녹음 낀 나무에게도
영문을 알리 없는 늦은 여름 꽃망울에게도
거센 회초리질로 화풀이가 한창이다.
화풀이도 모자란지
마침내 덧없는 설움을 터뜨려
세상 땅끝까지 오들거리게 만들 심산이다.
갑작스런 한기에
살아있는 모든 생명들이
너도 나도 앞다투어
옷깃을 여미며 움츠러들고
위압감을 견디지 못해
거북 목 숨기듯 감추며
대단한 기세에 여지없이 꺽이고
맥없이 오그라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