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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ina쑝 Jun 12. 2016

만날 수 없는 영원한 존재.

그게 너라면.


낯선 기억이 따라오는 걸 느끼고

하던 일을 잠시 멈춘다.

자꾸만 나를 부르는 것만 같아

나도 함께 기억의 길을 따라가본다.

조심히 차근차근 그 길을 따라 가보지만 

그럴 수록 더욱 멀어지는 것만 같아

답답함에 주저 앉는다.


만나본 적도 기억도 없는 사람들의 얼굴.

함께한 기억도 너무 멀어 시야에서 벗어날즈음 붙잡아 보려 머리 속 작은 연못 궁금증에게  

돌을 던져 보기도 한다.

파장이 커질 수록 얼룩만 더해지고

수면이 잔잔해지면 완전히 사라져버릴까봐

조바심에 만 태우다 끝이 나버린다.

아쉬움과 설레임이 더욱 증폭되어

그것이 곧 마음 한켠 나도 모르는 사랑이 되어버린다.

신비함만이 공존하는 느낌으로

이상하리만치 낯설지가 않은 그 사람.


간간히 떠오르는 기억은 파편처럼

머리속에 그려질 때면 지끈 지끈 머리가 아파온다.

꿈에서 본 것인지.

만들어낸 상상 속 모습인지조차

구분이 가질 않는다.

실마리의 끝이 어딘지 찾아내려

다시 한번 더 노력해보지만

잡기 위해 몰두하다보면

언제 그랬느냐는듯 연기처럼

사라져버리길 반복한다.

언제든 내가 원하지 않아도 불쑥 찾아왔다가

또 그렇게 마음대로 가버리는

그것을 어쩌지 못해 안절부절하고 있는 모습

실없어 입꼬리를 비죽거린다.


어디선가 마주친걸까.

하나의 모습이 아닌 여러 얼굴,

여러가지의 모습이라는 것 뿐

어떤 정보도 입력되어진 게 없어

나의 뇌는 더이상 가동하지 않고 멈춘다.

그럴때면 무기력해짐이 더해서

의미없이 천장을 바라본다.

하얀 도화지에 다시 나만의 색으로 덧입혀 그려보기도한다.

이때만큼은 정체는 중요하지 않다.


그저 머리 속에서 해맑게 웃고 있고,

분홍 잎사귀가 살살 녹듯 나에게 속삭이고 있다.

분명 함께인데, 또 언제는 제 3자의 모습으로 지켜보는 듯한 착각이 든다.

대화하고 있지만 말소리가 들리지 않아

더욱 귀를 귀울여보기도 하고,

말 하나도 놓치고 싶지 않아

나의 시선을 그 사람의 입술에 고정시켜본다.

함께 걷고 있지만, 또 다르게 멀리 걷고 있는것 같아 더 가까이 다가려 발걸음을 재촉한다.

조금이라도 더 가까이 느껴보려고

손을 뻗어 만지려 할때면 어김없이

허공을 휘젖고 또 다시 머리가 아파온다.


나에게만 보이는 그 사람.

나만이 느낄 수 있는 그 사람.



이 야릇한 기분은 어디서부터 노크를 하는건지-

시작은 어디고, 또 끝이 어디인지 알려고 하면

웅크린 묘한 감정이 기지개를 편다.


오늘 우연히 들린 가게에서 본걸까.

지하철 창문에 비친 모습에서 본걸까.

커피숍에서 주문을 받던 그 사람인걸까.

같은 방향으로 길을 걸으며

흘끔 마주친 눈빛의 그 사람인걸까.


도리질해보고 다시 기억을 더듬어본다.


저 너머 티비 상자 안 만질 수 없는 그게 너 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구석진 저 너머 어딘가에 잠들어있던

허구 속 주인공이 튀어나온걸까.


추리극의 한 장면처럼 그 사람을 찾기 위해

좀처럼 다른 어떤 것에도 집중할 수 없는

내 모습을 마주하고는 또 다시  피식 웃고 만다.

그렇지만, 실없다 잊기엔 그 모습이 너무

아름다워 놓칠수없다.

오기가 샘솟고,

그냥 가도록 이렇게 내버려두면 두번 다시

마주 할 수 없을것만 같아 떠올려보기위해

다시 눈을 감아본다.


스물스물 피어오르는 아지랭이처럼 떠오르면

더 가까이... 하고 싶어지고,

쟈스민 향을 머금은 숨소리에

잔뜩 취하고만 싶어진다.

그 안에 깊숙히 빠져들고만 싶어 포기할 수 없다.

밝은 오후 햇살과 함께 마주보며 즐거워하고, 기뻐하고 있는 모습이 분명 너인데.


그런 너는 어디 있는건지 궁금해 미칠 것만 같아 나도 모르게 애꿎은 나의 희미한 기억만

파헤치며 끝자락이라도 붙들어본다.

그리고...

아름다운 기억이 변질되새라 정신을 가다듬어본다.

두 손으로 가만히 그 기억을 받쳐 들고

모든걸 포기하는 심정으로 정지 상태로.

나도 모르는 이 감정을 헤쳐 놓을 곳이

마땅치 않아 그대로 내 안에 담아놓기로 한다.



꽃잎이 사방 흩날리고 있는
진귀한 풍경 속 행복한 이야기를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청정하고 푸르른 숲 속 맑은 공기를
넘치도록 품고 있는
그 상쾌함을 어찌 그냥 지나칠 수 있겠는가.
한 여름 뜨거운 태양빛을
온 몸으로 흡수하며 이리저리 요동치고 있는 바다처럼 넘치는 에너지를
어찌 그냥 지나치겠는가.


뒤돌아 가는 그 모습에 멈칫 멈칫하다가

용기 내어 붙잡아 보려하지만,

더 이상 미동조차 않는 나의 신경들을

더욱 곤두세워본다.

그 사람을 향해 초점을 이리저리 맞추어보고

깊은 한숨을 뿜어낸다.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 사라진 빈 자리에

부는 바람은 아무런 흔적도 남기지 않고

텅빈 쓸쓸함만 남겨놓아 더욱 외롭게만

느껴질 뿐이다.


또 올까.

물음에 물음을 하며 떠다니는 그 사람의 흔적을 붙잡고 또 다시 물어본다.



차라리 먼저 나를 밀어 내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잊을 만하면 찾아와 미치도록 궁금하게 만드는 그것이 야속하면서도 잡을 수 없는 간절함 때문에 허우적댄다.

잡으려하면 할수록 멀어지는 그것.

힘차게 붙잡고 늘어져 현실로 끌어들이고 싶지만

구분 지을 수 없는 그 사람과 나에게

처음부터 이미 만들어졌을 선을 넘을 수 없어

한계를 드러낼 때마다 머리가 아파 견딜 수가 없다.


왜 자꾸 잘려나간 혹은 끊어져버린 필름처럼

연결되지 않고 그저 문득 문득 찾아오는걸까.

아파 견딜 수 없어 잊으려해도

좀처럼 떠나지 않고 맴도는 것에 화도 내본다.


대체 어디있는거냐고.

나의 부르짖음은 메아리가 되어 되돌아오고

돌고 돌다, 그 사람을 향해 울려퍼지지도 못한 채  

또 다시 내 입 속에서만 맴돈다.


그 사람의 얼굴이 보일듯 보이지 않을때면

이상하리만치 묘한 기분과 함께 찢겨진 장면이 가져다주는 기억으로 머리가 아파온다.

간혹 그 행복한 웃음소리를 따라 가려고

머리를 지긋이 눌러 다시 기억하기 위해

집중을 해보지만 한번 그런 뒤 다시는

찾아오지 않는 그 모습은 야속하기만 하다.


나는 꿈을 꾸고 있는것일까.

아니면 꿈꾸기를 소망하고 있는것일까.


혼잣말이 익숙해져버린다.

미쳤어. 미쳤나봐,,,,,


비슷한듯 아닌듯 그 얼굴을 떠올려 보면서

오버랩 되는 그은 우연인걸까.

얼굴의 주인공은 여러 모습을 하고있는

한 사람일까.


지나치다 만났을 때 운 좋게 나의 기억이

선명히 떠올라 준다면 당장이라도 반가움에

어쩔 줄 몰라하며 한 걸음에 달려갈지도 모르겠다는 생각도 해본다.

그런 날이 올까.

내 기억도 마음처럼 기억하고 기다려줄까.



이 세상 어딘가 공존하고 있을 그 사람.

행여나 우리가 알지 못하는 또 다른 세계에서 나처럼 숨쉬고 살아 움직이는 당신이 존재한다면..

시공간을 초월한 세계에서

서로를 볼 수 없는 벽 하나를 사이에 두고

말로 설명할 수 없는 감각만으로 서로를

느끼고 있는거라면..  

내가 느끼는 이 감정과 기억이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면-

그 사람 역시 잘려진 기억 속 간간히

떠오르는 내가 누군가가 되고.

생각할 때마다 머리가 아파오고

나처럼 알수 없는 감정과 모습을 낀다면

잊으려 노력해도 좀처럼 잊혀지지 않고 더욱 생생히 떠오르는 그런 나의 모습을

쫓아 온종일 떠다닌다면...


언젠가라도 이야기를 들을 수 있기를.

찢기고 잘려나간 기억 속 숨겨진 이야기를...


나는 오늘도 기억에 기대어 그런 너를 기다려본다.

어쩌면 우리가 서로를 알아볼 수도

있지 않을까하는 기대감을 안고.


오로지 그 사람만이 열 수 있는

방의 문을 굳게 닫고.


이대로.. 이대로..

생을 마감하는 것이 운명이라면.


오로지 서로만 가지고 있는 마음 속 열쇠는

영원히 빛을 볼 수 없겠지.

비밀의 문은 굳게 잠기어

서로의 비밀을 영영 풀지 못한 채

기억도 마음도 그대로 영원히 묻혀 잠들겠지.   

그렇게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Jun 1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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