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지난 3월 23일 화요일,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열린 IDC 디렉션 2022 (IDC Directions 2022) 컨퍼런스 참가 후기를 공유해 봅니다. IDC 테크 컨퍼런스 스케치 (1탄)과 주목할 테크 트렌드 2022 (2탄)으로 나누어 구성해 보았습니다.
참고로 IDC (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는 미국의 IT 및 통신, 컨수머 테크놀로지 부문 시장조사 및 컨설팅 기관으로, 리서치 및 전략 수립 시 기업에서 자주 참고하는 시장점유율, 산업 동향 보고서 등을 출판하는 업체입니다. 가트너(Gartner)와 더불어 전 세계 top 5 안에 글로벌 조사 기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저도 리서치할 때 이 두 회사의 리포트를 주로 참고하는 편입니다.
https://www.idc.com
https://www.gartner.com/en
지난주는 보스도 휴가를 떠나고, 컨퍼런스로 자리를 하루 비우고 나니 그 파장으로 주중에 야근이 많아져 주말이 되어서야 후기를 정리할 수 있었어요. 예전 직장에서 했던 업무가 마켓 인텔리전스 (Market Intelligence) 쪽이라 다양한 테크 컨퍼런스에 꽤 많이 참석했었습니다. 2018년을 마지막으로, 2019년은 이직하고 적응하느라 컨퍼런스는 뒷전이었고, 2020년, 2021년은 코시국으로 취소, 2022년에야 다시 참석하게 되었네요. 오랜만이라 왠지 컨퍼런스가 설레더라는... :)
이제 마스크 의무도 없어져서, 자유롭게 마스크 벗은 분들이 거의 80%, 아니 눈대중으로는 90% 에 육박했습니다. 저 같은 동양인들만 마스크를 쓰고 있었습니다. 마스크 없는 세상이 좋으면서도, 아직 오미크론 걸릴까 봐 두려운 일인입니다. 이직한 옛 동료도 만나고, 빅보스도 오랜만에 얼굴 보고, 오랜만에 콧구멍에 바람 좀 쐬러 나간 날이었어요.
| 가지각색 컨퍼런스 스케치
1. 장소: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
IDC Directions 2022 컨퍼런스가 열린 실리콘밸리의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Santa Clara Convention Center)는 집에서 약 15-20분 거리. 아침 일찍이라 좀 걱정했는데, 트래픽이 심하지 않아 제시간에 도착했어요. 산타클라라 컨벤션 센터는 여전히 느낌이 매우 산업적이고 드라이한 느낌이었습니다. 올해는 장소를 바꾸려나 은근 기대했는데 그대로네요~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모스콘 센터(Moscone Center) 같은 모던한 느낌의 장소에서 하면 좋겠는데 말이죠!
IDC Directions 2022, 컨퍼런스 등록을 위한 키오스크, 배지
일단 입장하니 체크인할 수 있는 키오스크가 마련되어 있어 체크인을 하고 배지를 달고 들어갑니다.
2. 컨퍼런스에서 사진 찍기
컨퍼런스에 가면 항상 쓸데없는 FOMO (Fear Of Missing Out)가 올라와 슬라이드 사진을 찍게 되는데, 앞에 앉은 분들의 머리가 자꾸 사진에 담겨서 곤란해요... 프라이버시 지켜 드리려고 테이블도 이리저리 옮겨보지만 계속 카메라 레이다에 잡힙니다 (본의 아니게 사진에 담게 되어 죄송합니다. 그래도 얼굴이 보이지 않으니 괜찮을 거라 생각하며) 스트레스가 많은 산업 군이라 그런지 bold 하신 분들도 많이 보이고요... 저도 흰머리를 조심해야겠다는 경각심이 들었습니다.
IDC Directions 2022 오전 세션
3. 참가자 구성
주위를 돌아보니 확실히 백인 남성이 가장 많고, 인도 남성, 그다음이 백인 여성, 인도 여성, 동양 남성, 동양 여성, 그리고 아프리카/중동 남성, 여성 순입니다. 그나마 동양인이 많은 실리콘밸리라지만 여전히 우리는 마이너 한 느낌이 드네요. 아직도 기술 산업은 백인 남성 위주의 산업 군이라는 느낌... 더 많은 유색 인종들이, 특히 동양 여성분들이 테크 산업에 진출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 IDC Directions 2022, 컨퍼런스 구성
1. 오전 & 오후 컨퍼런스 아젠다
아래 보시다시피 1) 오프닝 키노트 2) 오전 세션들은 모두 큰 컨퍼런스 홀에서 진행됩니다. 오전에는 IDC 대표의 키노트부터 시작해, 클라우드 컴퓨팅, 디지털 이노베이션, 소프트웨어의 미래, 컨텍스트 데이터 등에 대한 세션이 진행되었어요.
IDC Directions 2022 오전 아젠다
오후에는 10가지 주제가 있고, 주제에 따라 방 배정이 달라, 해당되는 방을 찾아가야 해요. 관심 있는 주제가 많아서 선택 장애로 고민 고민하다 Future of Intelligence와 Future of work 트랙을 선택했습니다.
IDC Directions 2022 오후 아젠다
2. 휴식 시간, BTS
함께 온 동료와 보스님과 점심식사를 하고, 오후 세션들이 시작하기 전에 포스팅할 사진을 찍으려고 이곳저곳 기웃거려 봅니다.
바로 옆에는 하얏트 호텔이...! 햇살 쨍한 캘리포니아 날씨
사진 찍으며 돌아다니다가 우연히 들은 BTS의 Butter, 클래식 버전으로 만든 거라 너무 신선했어요. 드라이한 테크 컨퍼런스에서도 갬성의 조각을 찾아다니는 뼛속까지 문과생.
IDC Directions 2022, 배경음악 BTS의 Butter
3. Closing Keynote by Benedict Evans (베네딕트 에반스)
마지막 키노트는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 베네딕트 에반스가 마무리. 좋은 세션도 있고, 조금 지겨운 세션도 있었는데, 사실 하루 종일 이 키노트 세션만 기다렸어요. IDC에서도 그걸 알았는지, 마지막 키노트에 배치해서 참가자들을 잡아놓았네요.
혹시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위에서 언급한 베네딕트 에반스는 실리콘밸리의 그 유명한 VC (Venture Capital)인 안드레센 호로위츠 (Andreessen Horowitz, 이하 a16z)의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입니다. a16z는 포브스의 Tech's Top Investor 10위를 차지할 만큼 명망 있는 테크계의 투자자이고요. 테크 분야로 진출하고 싶으신 분들은 베네딕트 에반스의 블로그와 a15z 팟캐스트가 큰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아래 링크를 참고하세요!
Benedict Evans
What matters in tech? Newsletter, essays and presentations by Benedict Evans.
Andreessen Horowitz | Software Is Eating the World
Andreessen Horowitz (a16z) is a venture capital firm in Silicon Valley, California, that backs bold entrepreneurs building the future through technology.
베네딕트 에반스는 테크놀로지를 엔지니어링 측면에서만 접근하는 것이 아니라, 인문, 경제, 사회, 역사적 측면에서, 즉 전방위적으로 분석할 수 있는 애널리스트라, 그가 쓴 기사나 리포트라면 믿고 읽게 됩니다. 이전 회사에서 전략/마켓 인텔리전스 업무를 할 때 정말 도움이 많이 받았어요. '인더스트리 애널리스트' 보다는 '테크 에세이스트'가 베네딕크 에반스에게 더 적합한 타이틀이 아닐까 싶습니다.
평소에도 멋지다고 생각했는데 직접 무대에서 보니 똘똘이 스머프처럼 귀여우심요. 그런데 반전 매력으로 말은 너무나 빨리해서 슬라이드 사진 찍고 있는데 다음으로 막 넘어가서 고생 좀 했다는... 인스타그램에도 이런 유익한 내용을 올리나 궁금해서 인스타 핸들까지 스토킹 했는데, 예술에 관심이 많으신 듯하네요. 테크 관련 내용은 위의 블로그에만 남기시는 듯합니다. 저도 일과는 전혀 다른 취미생활을 가진 사람이라 충분히 이해가 갑니다.
IDC 클로징 키노트 세션 by Benedict Evans
컨퍼런스 단상은 여기까지... 오랜만에 참가한 컨퍼런스라 감회가 새로웠어요. 이전 회사에서는 컨퍼런스 참가 후 요약본을 제출해야 해서 컨퍼런스 참가할 때마다 너무 부담스러웠는데, 이번에는 자유롭게 참가하다 보니 오히려 더 집중이 잘 되더라고요. 지인 1도 없이 백인 남성 위주의 이 바닥에서 용케? 살아남은 게 조금 대견해서 참새 방앗간에 들러 저에게 작은 선물을 주고 하루를 마무리했어요.
원래 포스팅 하나에 컨퍼런스 스케치와 주목할 테크 트렌드를 함께 넣으려고 했는데, 사진을 넣다 보니 글이 너무 길어져서 두 개의 포스팅으로 쪼갰습니다. 컨퍼런스 내용 중 도움이 될만하다고 생각되는 테크 트렌드, 슬라이드와 데이터 포인트는 2탄에 정리해보았습니다. 다음 편에서 만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