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모터사이클 다이어리 첫페이지
Saigon to Hanoi
[17.12.28 ~ 18.01.11]
2,200km · 15 days · 2 motorbikes · 12 cities · Countless smiles of people
새벽에 잠시 깨 벤과 작별 인사를 하고 다시 잠들었다. 늦잠을 자고 일어나니 사랑니 발치 통증은 어느 정도 가셨다. 나와 데이빗은 앞으로 약 한 달의 계획(중국 비자, 베트남 오토바이 종주, 시베리아 횡단 열차 구매)을 세우기 위해 먼저 중국 대사관을 찾았다. 베트남에서 육로를 통해 중국으로 입국하려면 절차가 복잡해서 하노이 중국 대사관에서 신청을 하는 게 낫겠다고 판단을 했다.
카페에서 비자 문제, 베트남 여행 루트, 재정 문제 등으로 둘이 머리를 맞대고 씨름을 하고 있었다. 뭐가 더 좋을지? 다른 방법은 없는지? 이게 최선인지? 베트남 오토바이 횡단을 하려면 2주는 필요한데 비자 연장은 어떻게 하지? 시간 맞춰서 딱 도착할 수 있을까? 오토바이를 못 구하면? 운좋게 구했는데 오지에서 오토바이가 주저 앉으면? 하노이에서 제때 못 팔면 망하나? 등에 대해 남아있는 뇌세포를 쥐어짜 생각 파티를 열었다.
찰나의 순간이었다. 갑자기 머릿속에 기분 좋은 가을바람이 뇌 사이사이에 낀 먼지들을 깔끔하게 휩쓸고 지나간 느낌이 들었다. 지금 이 순간이 바로 해야 되는 순간임을 강하게 느껴졌다. 언제부터 이것저것 재기 시작했는지, 해보지도 않고,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의 일에 대해 뭘 그렇게 고민하는지. “그냥 하자 오토바이 횡단!” “좋아 오토바이 사러 고고!"
오토바이를 사러 데이빗과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한 가게에서 가격과 옵션을 듣는데 뭔가 옳지 않은 냄새가 났다. 제일 저렴한 렌트 옵션이 한 달에 $250이란다. 알았다고 하고 나가려는 순간 캐나다인이 자기 오토바이를 팔러 가게에 왔다. 옆에서 귀를 쫑긋 세우고 듣는데 협상은 결렬된 듯했다. 시무룩한 표정의 이 캐나다 친구는 헬멧을 손에 들고 터벅 터벅 가게 밖으로 나갔다. 우리도 재빨리 쫓아가 인사를 하고 얘기를 하다가 자연스럽게 시범 운행도 한 번 해봤다. 겉보기엔 별로지만 기어 변속도 잘 되고 엔진도 튼튼한것이 마음에 꼭 들었다. $200에 오토바이를 샀다. 이제 한 대만 더 있으면 출발할 수 있다.
호치민 여행자 거리를 반나절 어슬렁거리며 간신히 적당한 퀄리티의 오토바이를 $250 주고 샀다. 비자 연장을 위해 호스텔 직원에게 여권을 맡겼고 완료되면 호치민과 하노이의 중간 지점인 Hue라는 도시로 보내 주기로 했다. 아직 사랑니 발치한 부분이 욱신 거리지만 새로운 도전에 가슴 설레고 심장소리에 행복했다.
내일 아침 일찍 출발하기로 했다. 그래도 사이공에서 마지막 밤이라 술 한잔하러 나왔다. 저렴하고 맛있기로 소문난 해산물 식당에 갔다. 무엇보다 맥주가 8,000 동이다. 500원으로 맥주 한 병을 마실 수 있으니, 나랑 데이빗 둘 다 식당에서 만취 상태로 나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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