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낭여행 노트] 64. 소웨토 광시곡(하)

Perception is reality

by 진보

스트하우스 주인장 룽기 아저씨와 함께 자전거를 타고 동네를 돌아다니며 소웨토 마을 이야기를 들었다. 1976년 6월 16일, 경찰은 학생들을 향해 방아쇠를 당겼다.

IMG_7406.JPG?type=w773 소웨토 밖을 나갈 땐 정부 허가를 받아야 나갈 수 있다 우리가 해외여행 가는 것 마냥

이날 아침, 룽기 아저씨는 오전에 역사 시험을 보고 바로 시위에 동참했다고 하신다. 아프리카너(네덜란드계 백인)어를 학교 공용어로 도입하는 것에 반발해 약 2만 명의 소웨토 학생들이 길거리로 나왔다. 시위를 진압하기 위해 경찰이 투입되었으며 경찰견이 시위대에 의해 죽자 경찰은 즉각 발포를 했다. 13살 헥터 피터슨을 비롯해 수백 명의 학생이 경찰이 쏜 총에 목숨을 잃었다.

IMG_7409.JPG?type=w773 백인이 아니면 시민권이 부여되지 않았다 고로 투표도 못했다

소웨토 봉기 이후 남아공 전역에 걸쳐 반정부 시위가 일어났고 만델라를 포함한 ANC 흑인 민족 지도자들의 석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더욱 커졌다. 국제사회 차원에선 UN이 결의안 392호를 발의해 아파르트헤이트 정권을 강력하게 규탄했으며 이로 인해 남아공의 인종차별 실태가 전 세계에 알려졌다. 혁명의 불꽃에 기름을 부은 것이다.

IMG_7422.JPG?type=w773 소웨토 봉기 기념석

자전거를 타고 마을 곳곳을 둘러보았다. 소웨토 봉기를 비롯해 수많은 흑인이 자유를 위해 희생한 숭고한 정신이 응집된 곳이다. 내 마을, 내 사람을 차근차근 발전시키기 위해 서로 단결해 노력하는, 고귀한 에너지와 긍지 높은 자긍심에서 나온 여유로움이 느껴지는 멋진 동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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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르트헤이트 정권 속에서 자유를 위해 “단 하루도 발 편히 뻗고 맥주 마셔본 적이 없다"는 룽기 아저씨의 말이 인상 깊었다. 기억해야 하기에 아파르트헤이트 깃발을 태우지 않고 보관하고 있다. 사람들에게 진실을 알려야 하기에 게스트하우스를 시작했다. 세상은 으레 보고 싶은 것만 보니까. 진실이 앞에 있어도 보는 게 불편하면 외면하려는 사람들이니까.

IMG_7453.JPG?type=w773 아파르트헤이트 깃발

아파르트헤이트 정책하에 강제로 이주당한 흑인들이 최악의 환경에도 불구하고 인간답게 잘 살아보려 서로 돕고 나누며 삶의 터전을 가꾸었다. 풍족하진 않지만 부족함 없이 잘살고 있는데 제멋대로 최악의 범죄 도시니, 빈민굴이니 하는 꼬리표 좀 갖다 붙이지 않았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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