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논평 - 비리/세습 경영 퇴출하고 버스 공영제 도입해야
□ 버스요금 인상에 반대한다
5월 14일 경기도가 버스요금을 200원 인상하기로 발표하였다. 이에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은 경기도 광역버스 준공영제 도입에 국비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버스 요금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충남, 세종, 경남에서도 요금 인상을 연내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현재 인상 계획을 밝히지 않은 지역도 정부가 버스 요금 인상을 주도한다면 언제든 인상될지 모르는 상황이다. 당장 수도권의 통학?출퇴근 시민 부담이 가중될 것은 불 보듯 뻔하다.
문재인 정부 2년차 평가에서 시민은 정부 운영에서 가장 부족한 부분으로 경제 문제를 꼽았다. 민생 문제 해결에 있어 정부가 부족했다는 것이다. 이번 버스 요금 인상은 이러한 실망에 더해 허탈감마저 안겨주는 조치이다.
이번 버스 요금 인상은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하는 모양새로 이뤄지고 있다. 지금도 김 장관은 버스요금 인상의 불가피성만을 강변하고 있다. 문제의 핵심은 건들지 않고 버스 요금 인상으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것에 실망감을 금할 수 없다.
□ 문제의 핵심은 버스회사의 세습/비리/방만 경영 체제다.
이번의 버스요금 인상은 버스회사들의 세습 경영에 면죄부를 넘어 면허증을 주는 조치이다. 버스 회사들의 파행적 경영 문제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언론보도에 따르면 서울의 2/3, 경북의 약 80%의 버스 회사가 족벌 경영체제인 것으로 추정된다. 버스 회사 집안에서 태어났다는 이유로 출근도 하지 않으면서 임원 자격으로 수억 원의 연봉을 받고 적자를 내도 수억 원의 성과급을 받아가는 일이 일어난다. 버스회사가 보조금을 유용하여 임원 인건비에 보탠 일이 드러나기도 했다. 한 임원이 여러 업체에 중복으로 등록되어 막대한 돈을 타내는 꼼수도 적발됐다. 일부 버스회사는 지자체가 시민안전을 위해 지급하는 정비사 인건비 보조금마저 착복하여 정비사들을 저임금과 고용 불안정에 시달리게 했고 시민안전 역시 위험에 빠뜨렸다.
김 장관은 교통대란 대책으로 버스 준공영제 확대를 거론하고 있다. 그러나 이미 상당수의 버스 회사들은 이른바 ‘준공영제’ 아래 운영되고 있다. 한번 사업면허를 취득하면 버스노선 소유와 운영권은 사실상 민간업체에게 넘어가는 반면 지방자치단체들은 이들을 실질적으로 통제하지 못하면서도 이들의 수입을 보조금으로 보전해주는 꼴이 된다. 준공영제의 틀을 유지한 채 버스 요금 인상으로 사태를 해결하려는 것은 결국 서민들의 지갑으로 세습?방만 경영진의 곳간을 채우는 일이나 다름없다.
□ 비리 세습경영진부터 퇴출하고 버스 공영제 도입해야
자신들이 확대시킨 적자를 지방자치단체의 보조금으로 채워 연명하는 세습 경영진에게 '지옥'과도 같은 감시와 검열은 필수다. 이들에 대한 철저한 감시 없이 버스 요금 인상으로 사태를 무마하려는 것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다. 버스회사들의 운영실태와 회계자료를 상시적으로 들여다볼 수 있어야 한다. 가장 좋은 방법은 역시 버스 공영제 도입이다.
아무런 일도 하지 않으면서 버스 회사 회장의 자녀라는 이유로 수억 원의 연봉을 받아가는 경영진들은 필요 없다. 정말 필요한 전문 경영인만 남기고 비리 방만 경영이 확인된 세습경영진은 모두 퇴출시켜야 한다. 나아가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직접 버스노선을 운영하는 완전공영제가 필요하다. 이미 미국 뉴욕, 프랑스 파리 등에서는 지방자치단체가 설립한 공기업이 도시의 버스와 지하철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상시적인 회계감사와 운영실태 감시 아래 비리 및 폐단을 줄이면 이전보다 오히려 더 투명하고 효율적이며 안전하게 운영할 수 있다.
□ 버스 공영제 기반으로 교통복지 확대해야
정부와 지자체는 요금 인상을 궁리할 것이 아니라 공공성 강화와 운영의 투명성을 기반으로 취약계층에 대한 교통복지를 지금보다 어떻게 더 확대할지 고민해야 한다. 대중교통은 일하면서 먹고 사는 서민계층 모두에게 ‘선택재’가 아닌 ‘필수재’이다. 따라서 대중교통은 사회적 투자라는 관점으로 접근해야 하며 특히 대중교통 시스템을 운영하는 데 있어 민주적 통제가 상시화 되어야 한다. 이를 기반으로 유럽의 일부 도시에서는 대중교통 무상화를 실현했고 영국 노동당의 제레미 코빈 역시 이러한 성공사례에 고무되어 25세 이하 대중교통 무상화를 공약으로 내세운 바 있다. 정의당도 이번 요금 인상 시도에 제동을 걸고 공영제 확대를 기반으로 한 교통복지 강화를 더욱 강력하게 요구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