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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보너머 Sep 09. 2019

개방형경선제로 불평등에 맞서는 더 강한 정의당 만듭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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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의당 당직선거에서 ‘개방형 경선제’ 도입이 최대 쟁점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개방형 경선제’는 간단히 말해 ‘당의 국회의원 후보를 기존 정의당의 당원들 뿐만 아니라 정의당을 지지하는 시민들과도 함께 뽑자’는 취지의 방안입니다. #진보너머 는 더 많은 개혁을 원하는 촛불시민과 청년들이 정의당과 함께 할수 있는 방안의 일환으로 개방형 경선제 도입에 적극 찬성합니다.


<당에 헌신하는 활동가 그룹이 진보정당의 주축인데, 그 원리에 위배된다?>


개방형 경선제를 두고 당내에서 여러 우려가 나오고 있습니다. #양경규 당대표 후보는 개방형 경선제에 대해 “결단코 반대한다”는 입장까지 밝혔습니다. ‘진보정당의 전통은 진성당원제이며, 당에 헌신하는 활동가 그룹이 진보정당의 주축인데 개방형 경선 도입은 이런 원리에 위배된다’는 이야기도 나옵니다.

‘활동가와 진성당원들이 진보정당의 주축이며 진보정당의 소중한 자산’이라는 전제는 마땅히 옳은 말씀입니다. 그러나 이들이 정의당의 전부는 아닙니다. 만일 활동가 분들이 정의당의 전부였다면 정의당은 다른 진보정당과 차별성이 없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민중당에도 녹색당에도 노동당에도 열성적인 진성당원과 헌신적인 활동가들이 있습니다.

정의당의 진정한 강점은 ‘대중적 지지를 받는 진보정당’이라는 점입니다. 지난 대선에서 200만, 지난 지방선거에서 230만 명의 시민들이 정의당의 목소리에 힘을 실어주었습니다. 왜 이 강점을 선용하지 않습니까? 정의당을 지지하는 수백만 시민들과 신명나는 축제를 만드는 것이 당의 원리를 위배하는 전략입니까? 정의당이 문을 열수록, 지지자들을 더 단단히 묶어낼수록, 정의당은 더 크고 단단해질 것입니다. 개방형 경선제가 바로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국민이 들어오면 ‘착한 민주당’이 될 것이다?>


개방형 경선에 반대하는 또 다른 논리는 ‘진보정당의 선명성’입니다. 일각에서는 개방형 경선으로 국민들이 들어오면 정의당이 ‘착한 민주당’이 될 것이라 말합니다.

단도직입적으로 묻습니다. 정의당이 ‘착한 민주당’이 될 것이 두렵습니까? 우리가 두려워해야 할 것은 오직 하나, 진보정당 정의당이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없다는 '시민들의 냉정한 외면' 뿐입니다. 한국의 가장 진보적인 10%의 정의당 지지자들조차 설득하여 자기편으로 만들어낼 수 없고, 이들이 당에 들어오는 것조차 두려워하는 정당이, 대체 무슨 힘으로 대한민국을 바꾸고 국민의 삶을 바꿀 수 있습니까?

정의당이 ‘착한 민주당’이니 ‘민주당 2중대’니 하는 말은 우리 당을 지지하는 2~300만 지지자들에 대한 모욕입니다. 우리 당의 지지자들은 이미 정의당과 민주당이 뭐가 다른지 알고 있습니다. 정의당이 개혁에 가장 선도적인 정치세력이라는 것, 그래서 민주당과 촛불정부가 개혁에 후퇴하고 주춤거릴 때 “정의당이 더 커져야 한다”며 정의당을 지지하는 시민들입니다. 그렇게 ‘정의당 데스노트’도 가능했고, 정의당이 주장해 온 개혁 의제들이 집권 민주당의 국정과제가 되기도 했습니다.

정의당 경선에 참여하는 정의당의 지지자들은 애초에 민주당과는 다른 모습을 기대하며 경선에 참여할 것입니다. 이들은 민주당과는 다른 정의당이 대한민국에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우리의 지지층이며, 민주당이 만든 세상보다 더 나은 세상을 꿈꾸는 자랑스런 정의당의 지지자들입니다.



<대담한 상상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우리는 미국의 버니 샌더스를 부러워합니다. 강력한 재분배 정책을 주장함에도 대중의 지지를 얻는 영국 노동당 대표 제레미 코빈도 부러워합니다. 하지만 해외의 좌파 정치인들이 ‘어떻게’ 대중의 지지를 얻었는지에 대해서는 잘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코빈은 2015 노동당 경선에서 당원들에게 49.6%, 당원 외 시민들이 참여한 등록 선거인단에게 83.8%의 지지율을 얻었습니다. 코빈이 개방형 경선으로 대중의 압도적 지지를 받지 않았다면 당선된들 당내 주류에 맞서 노동당을 왼쪽으로 견인할 수 있었을까요? 미국의 버니 샌더스와 오카시오 코르테스가 미국 민주당 오픈 프라이머리에서 흥행을 일으키지 못했다면 미국에서 ‘민주적 사회주의’ 열풍이 가능했을까요?

당연히 개방형 경선이 만능통치약은 아닙니다. 우리가 선거제도개혁을 절박하게 주장하며 시민들께 설명드렸듯, 지구 상의 어떠한 제도도 완벽할 순 없습니다. 각 사회의 현실과 맥락에 맞는 최선의 제도, 최선의 전략이 있을 뿐입니다. 아울러 정의당이 진보적 대중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여러 과제가 필요하며, 개방형 경선을 도입하는 것과 그 경선을 흥행시키는 것 또한 별도의 과제일 것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정의당이 한국사회의 지긋지긋한 불평등과 세습사회에 정면으로 맞서는 실력있는 대중정당으로 발돋움하기 위해서는 우리의 문을 열어젖히는 일을 피할 수 없습니다. 국민이 파도처럼 밀고 들어오는 것을 두려워하는 정당은 국민의 삶을 바꿀 집권정당이 될 수 없습니다.

대담한 상상력이 필요한 때입니다. 오카시오 코르테스처럼, 버니 샌더스처럼, 제러미 코빈처럼, 아니 그들보다 훨씬 더 폭넓은 대중의 지지를 얻는 정치. 우리 정의당이 거침없이 해낼 수 있다는 용기와 희망을 가져야 합니다. 개방형 경선제 도입은 그 첫걸음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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