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진보너머 Sep 10. 2019

대중정당 정의당, 당 게시판 공개전환부터 시작합시다!

청원

정의당 당직선거가 끝나고 5기 지도부가 들어선지 40여일이 되었습니다.


새 당 지도부는 정의당이 "진보적 대중정당"임을 천명하면서 당선된 지도부입니다. 그런 만큼 저희는 새 지도부가, 당원 및 지지자들과 열린 소통을 해나가는데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 믿고 있습니다. 우리 정의당이 대중정당으로 나아감을 안팎에 알리는 첫걸음으로서, 현재 열람이 제한되어 있는 당 게시판을 다시 공개로 복원하는 것을 추진 해주실 것에 대해 당원들의 의견을 모아 새로운 당 지도부께 요청 드립니다.


당 게시판 비공개화는 지난해 고 노회찬 의원님 서거 후 첫 상무위원회에서 결정된 사안입니다. 노회찬 의원께서 돌아가시고 난 뒤 고인의 뜻에 공감한 많은 시민들이 당원가입서를 들고 정의당의 문을 두드리고 있을 때, 여론조사에서 정의당이 지지율 제1야당으로 발돋움하기 시작했을 때, 4기 지도부는 당 게시판 비공개화 하였습니다. 일부 언론이 당게시판에 올라온 고인의 죽음에 관련된 이야기들 일부를 '악의적으로 기사화했다'는 것이 이유였습니다.


당시 진보너머는 지도부의 이 같은 결정에 대해 강한 유감을 표했습니다. “당원게시판을 비공개화 하면 결국 당원들의 목소리와 관심은 더욱 줄어들게 될 것이며 고인이 살아생전 꿈꾸었던 대중적 진보정당의 노선에서 더욱 멀어질 뿐”이라는 이유 때문입니다. 거짓과 루머에 대한 대응은 비공개가 아니라, ‘더 많은 진실’과 ‘더 많은 개방’이어야 합니다.


당 게시판에 비공개를 우려하는 당원들의 글이 여럿 올라왔으나 결국 당 게시판은 비공개되고 말았습니다. 8월 7일 이후부터 당 게시판은 로그인해야 접속이 가능해졌고, 당 게시판에 올라오는 글은 눈에 띠게 줄어들었습니다.


한편 이번 당직선거 동안 선거양상에 대한 당원들의 많은 문제제기가 있었습니다. 누가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깜깜이 선거 속에서, 악성스팸이라 표현해도 무색하지 않을 무차별 문자 및 카톡, 전화 세례를 겪으며 심지어 일부 당원은 그에 지쳐 탈당하는 일 까지도 벌어졌습니다. 저희는 이러한 사태 또한 적잖은 부분, 당 게시판 비공개화와 연관되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원들이 제대로 당내의 정치적 논점과 당직 선거에 출마하는 이들에 대해, 그들이 누구이고 무엇을 주장하는 사람들인지 파악할 길이 별로 없는 상황에서, 당내 선거는 오로지 당원들에게 문자와 전화를 더 많이 넣을 수 있는 후보자에만 유리한 방식으로 진행될 수밖에 없습니다.


이는 과거의 지난 2015년과 2017년 당직선거 당시 출마한 후보들의 출마선언문을 얼마나 많은 이들이 보았는지의 조회수와 이번 당직선거에 출마한 후보들의 출마선언문이 얼마나 읽혔는지의 조회수 차이를 통해서도 알 수 있습니다.


지난 2015년과 2017년 당직선거에 출마한 당대표 후보자들의 출마선언의 조회수는 대체로 1~2만 수준이었습니다. 그에 비해, 당 게시판 비공개 이후에 치러진 이번 당직선거 출마선언문의 조회 수는 3~4천 수준으로 급격하게 떨어졌습니다. 그러나 그 사이 우리 정의당의 당권자 수는 2015년의 9,722명, 2017년의 2만 969명 에서 3만 213명으로 대폭 증가했음에도 불구하고 말입니다.


후보자에 대한 당원들의 자유로운 의견개진과 토론도 당원들이 누굴 뽑을지 결정하는 주요한 판단요소입니다. 하지만 당 게시판에 대한 접근이 어려워지면서 당원들은 후보들이 일방적으로 제공하는 정보에 의존할 수밖에 없습니다.


심상정 대표는 “정의당 국민 앞으로”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당원 83%의 압도적 지지를 받아 선출되었습니다. 진보너머는 당 게시판을 공개로 전환하는 것이야말로 정의당이 국민 앞으로,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는 첫 걸음이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심상정 대표는 당 대표 공약으로 “5만 당원과 300만 지지자와 함께 열린 정당”을 만들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고, 그 방법으로 개방형 경선제를 약속했습니다. 국민들이 자유롭게 오가며 정의당에 대한 정보를 얻고, 또 토론할 수 있는 커뮤니티 하나 없이 어떻게 300만 지지를 모을 수 있겠습니까? 기자들이 당원들의 여론을 읽어내고 기사화할 수 있는 커뮤니티도 없이 정의당의 개방형 경선이 언론에 널리 알려질 수 있습니까? 또, 어떻게 그 수많은 지지자들에게 수많은 총선후보자들에 대한 정보를 전달할 수 있겠습니까?


경선에 참여하는 국민들이 후보자들의 생각을 알기 위해 게시판에 접근할 때, 당으로부터 가장 먼저 접하는 메시지가 “게시글 열람 권한이 없거나 로그인되지 않았습니다.”라면, 경선 과정에서 후보들에 대해 적극적으로 알아보려는 의지가 생길 것인가라는 의문이 듭니다. 그리고 또한, 결코 우리 당을 열려있는 정당이라 생각하기 어려울 것입니다.


진보너머는 당 게시판 공개전환을 시작으로, 당 홈페이지를 통해 온라인 정책청원과 당원 총투표 발의가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 정의당 어플리케이션을 재활성화 시켜 온라인 플랫폼을 강화하는 일까지 이뤄내야 정의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성큼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진보너머는 당원들과 함께, 새로운 지도부에게 위와 같은 요청사항을 전달 드립니다. 정의당이 대중적 진보정당으로 나아가길 바라는 당원 분들은 힘을 보태주십시오. 더 많은 당원 분들의 연명 부탁드립니다. 고맙습니다.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