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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보너머 Nov 10. 2019

[번역] '정체성 정치'에 대한 민주사회주의자의 일침

美 좌파 매체 'JACOBIN'에 공개된 멜리사 나셱의 일침

정체성 정치는 계급 중심 정치와 함께 갈 수 없다는 민주사회주의자의 일침

미국의 좌파 매체인 '자코뱅'에 미국 민주사회주의자 모임(DSA)의 일원인 멜리사 나셱이 정체성 정치에 비판적인 논조의 서평을 기고했습니다. 이 서평은 아사드 하이더의 저서 ⟪Mistaken Identity⟫에 대한 내용인데요, 하이더는 책을 통해 정체성 정치의 한계를 지적하면서도 정체성 정치와 계급 중심 정치를 동시에 가지고 가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나셱은 이러한 주장을 따르면 "두 마리 토끼"를 모두 놓칠 수 있다고 경고하는데요, 그 이유에 대해서 진보너머의 번역문을 통해 알아보시죠.
미국 민주사회주의자 모임(DSA)는 오카시오 코르테즈 등 유력한 후보들을 보유한 정치 조직이다


오늘날 버니 샌더스의 인기와 노동조합 활동의 부활로, 마침내 노동계급의 대중적 연대를 촉진하는 정치 프로그램을 위한 기회가 다시 도래중이다. 하지만 아사드 하이더(Asad Haider)는 우리에게 수년 동안 노동계급을 실망시켰던 모델로 눈을 돌리라고 말한다. 즉, 계급에 기반한 보편주의를 암묵적으로 희생시키는 대신 정체성에 기반한 특수주의를 수사적으로 수용하라는 것이다.


물론 하이더는 명백하게 양자택일의 문제로 이를 제안하지는 않는다. 대신에 그는 우리가 노동계급 정치와 정체성 정치 두 가지를 모두 취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것"은 말처럼 쉽지 않다. 정체성 정치와 계급 정치는 자본주의 권력구조를 별개의 방식으로 이해하고 있으며, 이것은 곧 별개의 정치 전략으로 이어진다. 그러나 더 중요한 문제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전략"이 오늘날 미국의 권력 균형을 오독하고 있다는 것이다: 조직적인 측면에서 좌파는 그들의 강령과 분석을 뒷받침하기엔 너무나 미미한 노동운동을 — 심지어 그것의 파편만을 — 가지고 있을 뿐이다.


반면 리버럴들은 주요 정당, 언론, 학계, 그리고 전세계적인 비영리 단체들을 가지고 있는데, 오늘날 이와 같은 단체들은 프랑스 혁명 이전의 교회만큼이나 많은 부를 통제하고 있다. 그리고 "두 마리 토끼를 다 잡는" 전략이 시행된다면, 이러한 좌파의 강력한 적들(및 자본의 우방)이 좌파 연합에 침투하여 노동계급의 요구를 무력화시킬 때까지 정체성을 강조할 것이다.


하이더는 노동자 단체와 계급 기반의 보편주의적 개혁 지지자들, 그리고 리버럴 단체와 정체성 기반의 특수주의자들 사이에 심오한 권력의 비대칭이 있다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이러한 비대칭은 두 마리 토끼 모두를 놓치도록 만들 것이다. 반면에 특수주의적 요구에 대한 편파적인 옹호는 보편주의적 요구를 더욱 도태시킬 뿐이다.


위의 단체들과 싸우기 위한 반자본주의 정치는 전체 노동자 계급에게 대중 운동을 일으키도록 호소해야 하는 의무를 가진다. 대중들은 조직이 그들의 삶을 더 나은 쪽으로 바꿀 수 있는 실제 가능성을 제공할 때 정치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 이를 성취할만한 운동을 일으키는 유일한 방법은 노동계급의 정치적, 경제적 이익 분배를 위해 싸우는 것이다. 이것은 사회에서 노동자에게 제공된 유일한 권력을 이용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다. 그리고 그 유일한 권력이란 곧 노동자들의 착취 받는 다수로서의 위치를 의미한다.


좋은 소식은 저렴한 의료서비스, 살기 좋은 지구, 질 좋은 교육, 그리고 직장에서의 존중과 안전에 대한 요구가 위에서 언급한 의무에 부합한다는 점이다. ⟪Mistaken Identity⟫의 대담자로 추정되는 바바라 J. 필즈(Barbara J. Fields)와 카렌 필즈(Karen Fields)는 계급을 경시하는 요구들이 "참담하고 참을 수 없는 실수이며 사람들로 하여금 계급과 경제가 아닌 인종이 본질적인 문제라고 말하도록 만들고, 계급 문제를 거론하는 것이 인간 실존과 정체성의 실재를 거부하는 일로 여겨진다."고 지적했다. 또한 그들은 이와 같은 문제가 "인종환상(racecraft)이 가져온 크나큰 신성화"라고 말했다.


하이더는 정체성 정치의 부조리를 제대로 규명했지만, 사회주의 정치의 근간이 될 수 있는 정치적 전략은 세우지 못했다. 궁극적으로, ⟪Mistaken Identity⟫는 '좀비 신좌파'의 선언이다. 이 책은 정체성 정치를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지만, 우리를 막다른 골목으로 인도한다는 점은 동일하다.


출처: https://jacobinmag.com/2018/08/mistaken-identity-asaid-haider-review-identity-politic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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