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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보너머 Feb 05. 2020

"경제신분제에 맞서, 우리의 미래를 되찾겠습니다"

진보너머 대표 정혜연 출마선언문


다소 늦었지만 지난 1월 22일에 중구성동구갑 지역구 국회의원 출마 의사를 발표한 진보너머 대표 정혜연의 출마선언문을 공유합니다. 이번 총선에 불평등, 세습 타파를 주요 기조로 내세운 진보너머의 활동에도 많은 관심을 가져주세요!


성동 주민 여러분, 2030 청년 여러분, 당원 여러분과 정의당을 응원해주시는 수많은 진보 시민 여러분. 정혜연입니다.


저는 지난 정의당 4기 지도부에서 부대표로 활동했고, 지금은 정의당 성동구위원회의 부위원장을 맡고 있습니다. 이번 총선에서 중구성동구갑의 후보로 출마할 것을 밝히기 위해 오늘 이 자리에 섰습니다.


11년 전 용산 참사에 분노하여 진보정치에 발을 디뎠을 때가 생각이 납니다. 그때 저는 갓 20대 초반의 청년이었지만, 지난 10년 동안 2030 청년 정치인들과 함께 우리 힘으로 세상을 바꾸는 일에 앞장 서 왔습니다.


그동안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청년 알바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대변해왔습니다. 정의당이라는 진보정당이 일하는 사람들의 당, 미래를 잃어버리고 있는 청년들의 당이 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10년의 시간을 바탕으로 현실 정치의 한복판으로 들어가고자 합니다.


대한민국은 아픔마저 불평등합니다.


저는 정의당에서 일하는 동시에 약사로 일해왔습니다. 제가 일했던 성동 성수역 주변은 핫플레이스의 불빛으로 화려합니다. 그러나 저는 이곳에서 아픔마저 불평등한 대한민국의 민낯을 매일 마주합니다.


화려한 불빛 아래엔 장시간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이 있습니다. 이틀 밤을 새우고, 또 밤을 새우기 위해 각성제를 사러 약국에 옵니다. 병원에 갈 틈이 없어 진통제로 고통을 쫓아내며 하루하루를 이어갑니다. 가진 게 없는 사람일수록 더 많이 일해야 하고, 그래서 더 많이 아프지만, 자신을 돌볼 조금의 여유도 가지기 어렵습니다. 이제 우리의 아픔을 치유할 진짜 정치가 필요합니다.


대한민국의 개혁은 주저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3년 전 촛불을 들었습니다. 살아있는 권력을 끌어내리는 가슴 뛰는 경험을 했습니다. 그리고 우리의 삶이 달라질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러나 3년이 지난 지금 불평등하고 불공정한 세상은 그리 많이 달라지지 않았습니다.


태안 화력발전소의 25살 김용균이라는 이름을 기억하십니까. 그는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자신이 일한 대가의 절반만 받으며 일해왔습니다. 2인 1조로 일해야 할 위험한 작업장에 혼자 보내졌다가 사고를 당했습니다.


그 이름만이 아닙니다. 불과 김용균 노동자의 사고 한 달 전에도 CJ 물류센터에서는 33세의 하청노동자가 트레일러에 치어 숨졌습니다. 그 석달 전에는 23세 상하차 알바노동자가 감전사하는 비극이 있었습니다. 그리고 성동구에서 멀지 않은 구의역에서 목숨을 잃은 김 군이라는 이름이 우리 가슴 속에 있습니다


돈 많은 부모를 두지 못한 가난한 청년들이라는 이유만으로 죽음에 내몰린 청년 노동자들. 그들이 지금 저희 세대의 미래의 모습입니다. 그것을 어떻게 미래라고 할 수 있습니까. 오늘 대한민국의 청년들은 내일의 비정규직, 위험한 일터의 노동자라는 점에서 같은 미래를 공유하고 있습니다.


촛불 정부에서 우리는 적어도 이런 일은 없어지길 바랐습니다. 그러나 지금 정부의 개혁은 미진합니다. 심지어 후퇴하고 있습니다. 우리에게는 시간이 별로 없는데, 지금 기성 정치는 한가합니다. 개혁에는 시간이 걸린다며 주저하고 있습니다.


과감한 개혁을 이끌 새로운 대표 선수가 필요합니다.


민자당,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 그렇게 간판만 바꿔 달아 가며 기득권에 유착해온 보수야당에게 국민이 기대할 것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그러나 이번에도 또 다시 간판만 바꿔 달려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간판이 무엇이든 그들은 우리 사회를 짓누르는 불평등, 불공정을 해결하기는커녕 그것을 악화시키는 데 앞장서 왔던 이들입니다. 부패정치인 박근혜 씨와 함께 탄핵의 강을 건너 사라졌어야 마땅한 세력이지만, 민의를 왜곡하는 정치제도 때문에 계속 활개쳐왔습니다. 하지만 더는 안 됩니다. 이제는 퇴장해야 합니다.


집권 여당 민주당은 어떻습니까. 시민들은 변죽만 울리고 있는 개혁에 실망하고 있습니다. 많은 청년들은 “미래는 이미 태어날 때 정해져 있다”고 말합니다. 그리고 삶을 바꾸지 못하는 정치에 냉소하고, 개혁을 내세웠던 문재인 정부에 보냈던 기대에 대해 회의와 실망을 느끼고 있습니다.


성동의 현역의원인 홍익표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정치인들은 시민들 특히 청년들이 문재인 정부에 실망을 보이는 이유가 “20대들이 잘못된 교육을 받아서”라고 말합니다. 부당하고 오만한 책임전가입니다. 집권 여당의 책임은 온데간데 없고, 되려 그 책임을 청년들과 시민들에 전가하고 있습니다. 오늘의 고통을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습니다. 그런 정치인과 정당이 국민들이 바라던 사회개혁을 이끌 적임자인지에 의심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제 권력의 얼굴, 권력의 간판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99퍼센트 일하는 서민들의 막막한 삶을 실제로 바꿀 정치가 필요합니다. 이제 정의당에게 맡겨 주십시오. 정의당은 한결같이 일하는 서민들의 편에 서 왔습니다. 앞으로도 변함없이 국민 대다수 일하는 서민의 목소리가 될 것입니다. 정의당이 과감한 사회개혁의 ‘총대’를 메겠습니다.


경제 신분제라는 견고한 벽을 부수겠습니다


정의당의 청년 정치인, 저 정혜연이 국회에 가겠습니다. 그곳에서 오늘날 우리의 미래를 되찾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지난해 편법 경영 승계의 전초전으로 CJ그룹 최고경영자의 자녀에게 수백억 대 자산이 대물림되었습니다. 그 반대편에선 안전시설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CJ대한통운에서 상하차 알바를 하던 청년이 사망했습니다.


한쪽에서는 등록금을 벌고자 포도당 두 알로 버티며 밤새 일하는 20대 청년이 있고, 다른 한쪽에는 수백억 자산을 물려받은 20대 청년이 있습니다. 오늘날 대한민국은 신분제 사회와 다름없습니다. 경제 신분제 사회입니다. 부자는 대를 이어 더 부유해지고 가난한자는 대를 이어 더 가난해지는 사회입니다.


저는 이런 사회에 맞서겠습니다. 책임질 이들에게 책임을 묻겠습니다. “경제 신분제 사회”의 거대한 벽에 갇혀버린 우리의 정해진 미래를 바꾸겠습니다. 청년 세대와 대한민국의 일하는 사람들의 힘을 한 데 모아, 이 견고한 벽을 부수고자 합니다.


저는 이번에 성동이라는 지역에서 출마합니다. 서민들의 실제 삶을 바꾸기 위해, 지역 주민들의 더 생생한 목소리, 청년들의 생생한 현실에 붙어 있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이곳에서 민주주의의 희망을, 정치의 역할을 증명하겠습니다.


우리의 미래를 되찾을 정치를 하겠습니다.


10년 후, 20년 후 우리가 살아갈 나라는 어떤 나라여야 합니까. 그 나라는 1퍼센트, 0.1 퍼센트의 극소수가 아닌, 절대 다수 일하는 서민들도 마음 편히 살 수 있는 나라여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정의로운 복지국가입니다.


장시간, 저임금 불안정 노동에 시달리는 이들에게 희망을 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안전한 일터와 노동에 대한 합당한 대가를 보장하고 노동권의 사각지대를 없애겠습니다.


미래를 시작할 수 있는 청년기초자산 도입, 소득불평등을 해소할 최고임금제 도입, 기업과 사학의 세습을 차단하여 부의 대물림을 끊어내도록 하겠습니다.


서민을 위한 공공주택을 대폭 확충하고 국민의 주거기본권이 실현되도록 하겠습니다. 100퍼센트 공공보육을 실현하여 미래 세대를 책임지는 나라를 만들겠습니다. 기초노령연금을 강화하여 보편적 노후보장의 기틀을 마련하겠습니다.


노력하는 이들이 존중받는 세상을 만들겠습니다. 정의로운 복지국가를 지금 당장 만들어 나가는 정치를 하겠습니다. 후퇴하지 않는 대한민국을 넘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회에서 온 힘을 다해 노력하고 싸우겠습니다.


성동 시민 여러분, 성동 청년 여러분. 그리고 사랑하는 당원 여러분과 시민 여러분.
저 정혜연과 함께 성동에서부터 우리의 미래를 되찾을 과감한 개혁의 물꼬를 틀 과감한 선택을 해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뜨거운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립니다.


성동에서 정혜연이, 우리의 미래를 되찾겠습니다.
감사합니다.


2020년 1월 22일

중구성동구갑 예비후보자 정의당 정혜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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