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자에게 선별적 부담을, 정부에게는 지속적 재정책임을
1. 모두에게 지급하고 선별적으로 과세·환수하면 됩니다
최근 정부는 '긴급재난지원금' 지급방안을 밝히며 소위 하위 70%에만 지급한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러한 하위 70% 산정기준이 모호해 사회적 혼란을 초래하고 있습니다. 이 지급기준을 온전히 이해할 국민은 0.7%도 되지 않습니다. 건강보험료 본인부담금을 기준으로 하다 보니 소득변동이 큰 자영업자 중심으로 지급대상의 사각지대가 발생합니다. 위기상황에 정부가 굳이 혼란을 더하는 조치를 고집하는 이유는 단순합니다. 선별복지냐 보편복지냐는 논쟁구도를 과하게 의식하며 정부는 세입범위 내에서 지출해야 한다는 균형재정의 미신에 집착하기 때문입니다. 특히 후자는 지금의 위기상황에서 가장 먼저 버려야 할 낡은 관념입니다.
대공황에 필적하는 장기침체에 대한 경고가 잇따르고 있습니다. 여기서 우리는 또 다시 '선별복지'냐 '보편복지'냐 하는 논쟁을 되풀이할 여유가 없습니다. 전염병 대유행 재난은 모든 시민들에게 영향을 끼칩니다. 따라서 어떠한 사각지대도 남기지 않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모든 국민에게 기본적인 수준의 재난지원소득을 지급한 뒤, 취약계층 중심의 선별적인 금융·세제·소득 지원을 가미하고, 필요한 재원부담은 정부의 국채발행과 부자들에 대한 선별적 과세 및 연말정산시 환수로 추후 충당하면 됩니다. 우리가 논쟁거리로 삼아야 할 것은 위기탈출을 위한 정부의 재정지출 의지와 과세의지이지 복지의 범위 문제가 아닙니다.
2. 재난소득지원은 일회성으로 그치면 안 됩니다
중요한 것은 정책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었던 모든 휴·폐업 직면 소상공인의 숨통을 틔우고, 해고와 무급휴직으로 인해 생계의 위협을 받는 모든 노동자들을 살리며,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하는 수많은 시민들이 지금처럼 방역태세를 유지하도록 독려하는 것입니다. 한편 조금이라도 경제에 돈을 돌게 해 취약계층에게 더욱 고통스럽게 느껴지는 경기침체를 조금이라도 완화하는 것입니다. 기본소득론에 대해 찬성하냐 아니냐도 지금 이 시점에서는 전혀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위기상황에서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하는 것입니다.
또한 지금 정부의 재난 소득지원은 일회성으로 그쳐서는 안 됩니다. 우리 사회가 코로나 사태를 극복할 때까지 지원은 지속되어야 합니다. 정부가 그동안 축적한 국부와 구축해놓은 재정 시스템은 위기상황에 공동체를 구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입니다. 아껴서는 안 됩니다. 재난 극복시까지 전국민에 대한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는 정부의 약속만이 정부의 재난탈출 의지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온전히 회복할 수 있는 지름길입니다.
버니 샌더스 역시 3월 24일에 일부 계층에 대한 1회성 지원으로 그치는 트럼프 행정부의 세금감면 정책을 비판하며, 위기가 끝날 때까지 시민들에 대한 정부의 소득지원이 지속되어야 한다고 역설했습니다. 한국에서도 코로나19 사태가 종료될 때까지 재난소득지원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사태 종료 이후 자영업자와 노동자들이 재기하는 발판을 마련할 수 있습니다.
3. 정부는 휴업수당 지급과 국유화로 일자리를 지켜야 합니다
특히 정부는 경제활동을 중단한 자영업자와 직원의 일자리를 최우선적으로 보장해야 합니다. 관광, 음식·숙박업, 도소매업을 중심으로 휴·폐업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코로나19 사태를 빌미로 미뤄왔던 인원감축을 실시하는 기업도 있습니다. 코로나19 위기기간 동안 일거리가 없는 사업체의 직원에게 정부가 직접 휴업수당을 지급하고 직원을 해고하지 않은 기업에게는 무이자 금융지원 등의 혜택을 줘야 합니다. 직원 일자리를 지키기 위해 책임을 소홀히 하거나 파산위기에 처한 기업들은 국유화를 불사해야 합니다. 이것이 전세계적으로 모범적인 재난대응 태세를 보이는 국민에게 정부가 돌려줘야 할 최소한의 보답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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