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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진보너머 Mar 07. 2021

진보너머 커리큘럼 #3.

우리 안의 '부족주의'를 넘어

커리큘럼 소개


진보너머는 그 동안 청년과 노동자들을 분열시키는 '정체성 정치'와 '엘리트주의'를 넘어선 진보적 대안을 고민해왔습니다. 이 문제가 고질적인만큼 우리와 같은 문제의식을 가진 많은 국내외 저자들이 있었는데요. 같은 고민을 공유하는 독자들에게 해답의 단초를 제공하는 책들을 차례대로 공개 합니다. '정체성 정치와 엘리트주의 비판'에 이어서 본격적인 '사회경제적 대안'에 대한 커리큘럼도 추후 공개할 예정이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3. 우리 안의 '부족주의'를 넘어


6. 정치적 부족주의

정치적 부족주의 (notion.so)


1줄 평

좌파 부족주의와 우파 부족주의는 적대적 공생관계다.


500자 서평

본래 국제관계 전문가인 저자 에이미 추아는 베트남 전쟁과 아프가니스탄 전쟁에서 베네수엘라 사태에 이르기까지 정치 이면의 인종갈등이 어떻게 작용하였는지 분석하여 기계적인 좌우 대립구도를 그대로 이입하는 방식으로 해당 국가에 접근하고자 했던 미국의 실책을 해명한다. 이러한 현상은 국내정치에도 나타난다.

2020년 대선에서 트럼프가 다행히 낙선했지만 그는 2016년 대선보다 훨씬 더 많은 득표수를 거두었다. 전체적 득표 분포를 봐도 4년 전 트럼프가 당선되던 시절이나 2020년이나 미국의 정치지형은 바뀌지 않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가난한 농촌 지역의 주민과 러스트벨트의 노동자 중 많은 이들이 트럼프에 표를 던졌다. 이들은 한때 미국 진보정치에서 중요한 축을 담당했다. 그러나 이제 이들은 주류사회로부터 무시당하고 있다고 생각하며 열패감에  휩싸여 있다. 

그러나 저자는 저자는 공통의 대의, 신념, 공동선을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에게 익숙한 작은 공동체에 매몰된 채 정치사회에 참여하는 경향성을 '정치적 부족주의'라고 명명한다. 사회가 공유하는 문제를 다룰 능력을 잃어버렸다는 것은 그 자체로 근대적 정치이념과 시민사회의 원리에 역행하는 우려스러운 퇴행이다. 저자는 우파 부족주의와 좌파 부족주의를 공정하게 비판하는데 여기서 주목해야 할 것은 좌파 부족주의가 우파 부족주의를 극복하기는커녕 오히려 서로 공모한다는 저자의 진단이다. 미 대선 결과를 보며 '아직도 이렇게 트럼프 지지자가 많다니'라고 외치는 사람들이 탄식해야 할 사항은 따로 있다. '아직도 좌파가 정체성 정치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못했다니!


7. 나쁜교육

나쁜 교육 (notion.so)


1줄 평

정체성 정치 made in USA. 하지만 남일 같지 않은 이유는 헬적화가 완료되었기 때문.


500자 서평

저명한 심리학자인 조너선 하이트가 변호사 그레그 루키아노프와 함께 미국의 대학 풍경에 대해 묘사하는 책을 집필했다. 최근 미국의 대학교에서는 학생들이 교수의 발언을 문제삼아 시위를 하고 징계를 받게 만드는 일이 잦아졌다. 문제는 이 학생들에게 ‘선의의 원칙’이 결여되어 있다는 것이다. 대학생들은 상대방의 발언을 최대한 선의로 해석하지 않고 상대방을 어떻게든 인종차별주의자 혹은 성차별주의자로 만드는데 혈안이 되어 있었다. 저자들은 이러한 사태에 대해서 다양한 진단을 내놓는다. 진보진영과 보수진영의 공통점 상실, 스마트폰을 끼고 자란 ‘i세대’의 출현, 편집증적 양육 방식과 안전주의의 대두 등. 그 중 원인으로 꼽히는 한가지는 ‘정체성 정치’이다. 과거 마틴 루터 킹과 파울리 머리 같은 흑인 인권운동가들은 흑인만을 위한 운동을 지향하지 않았다. 그들은 보편적 인간성에 호소했으며 사람들 간의 차이점보다는 공통점에 집중했다. 반면에 최근의 정체성 운동들은 상대편을 적으로 돌리는 이분법적 사고방식을 고수한다. 이는 상대 진영에 대해 손쉽게 비난하게 만들고, 비난이 오갈수록 그 크기는 점점 커지게 된다. 책에서 미국의 사례들을 접할 때마다 기시감이 드는 까닭은 최근 한국에서도 유사한 사건들이 많이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안전주의에 바탕을 두고 학생들이 마음의 상처를 받지 않도록 하는데 치중해 왔던 교육 관념이 되려 학생들을 작은 상처를 견디지 못하고 자신과 다른 의견을 거부하는 편협한 사람으로 키워냈다는 비판이 주목할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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