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이진재 Apr 26. 2019

10년 후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요?

작심삼십일 취향편 #19

마흔둘의 나는 무엇을 하고 있을까. 거창하고 멋진 무언가를 상상해봤지만, 실은 10년 후에도 비슷하게 살고 있지 않을까. 서울이든 스톡홀름이든 미국이든 어디든 여전히 헤매고 고민하면서 부모님께 설명하기 어려운 일을 하고, 모든 분야에 조금씩 걸쳐있으면서 문제에 봉착하고, 벽에 끊임없이 부딪히면서 탐구하고 공부하며 해결해나가는 그런 삶.


다만 사랑하는 누군가를 만나 물리적이든 심리적이든 어딘가에 정착해있기를, 하고 싶은 일을 하고, 하고 싶은 일이 여전히 많기를, 세상에 궁금하고 배우고 싶은 게 여전히 많기를, 세상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기를, 돈이 발목 잡지 않기를, 주변에 있는 사람 모두 건강하기를 바란다. 사실 이 정도만 해도 대단한 성공이지.


목표가 있다면 내가 30대에 보고 듣고 느끼고 배운 것을 더 멀리 퍼뜨리기. 지금도 글과 가끔 들어오는 강연, 워크숍으로 어느 정도는 하고 있지만, 10년 후에는 지금보다 더 적극적으로 해보고 싶다. 대략적인 그림은 있지만, 방법은 아직 잘 모르겠다. 학교, 학원, 회사 중간에 있는 무언가를 시작하지 않을까. 목표가 있으면 뭐든 하고, 어떻게든 되겠지.


그러기 위해 30대는 지금처럼 꾸준히 배우고 열심히 일하면서 살아야 한다. 그렇다고 나 자신, 그리고 가족, 친구와 함께하는 일상적인 삶을 놓칠 생각은 없다. 뛸 때 열심히 뛰고, 쉴 때 푹 쉬기. 시간이 얼마나 찰나인지 알기 때문에 무엇에서든 낭비하고 싶지 않다. 반드시 성공할 필요는 없다. 우리는 실패에서 더 많은 걸 배운다. 그러나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 


쓰다 보니 또 비장해졌다. 내일 누구를 만나고,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기 때문에 이 모든 생각이 한순간에 바뀔지도 모르는 일이다. 서른 살의 이진재가 스톡홀름에서 디자이너로 일하게 될 줄 스무 살의 이진재는 꿈에라도 알았을까. 마지막은 힘을 빼는 차원에서 김하나 작가님의 <힘 빼기의 기술>에 있는 구절을 가져와 봤다. 


“인생에서 계획대로 되는 건 아무것도 없다. 어떤 슬픔이 어떤 기쁨을 불러올지, 어떤 우연이 또 다른 우연으로 이어질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그저 시간을 받아들이는 것. 그러다 어느 순간엔 모든 게 고맙게 느껴질지도 모른다.”




#작심삼십일_취향편

매거진의 이전글 좋아하는 공간을 소개해주세요.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