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에 대고 바다에 대고 삼각형 사각형 이리저리 만들어 보던 날
아무리 똑같은 모양을 한다 해도
우리의 자연은, 나의 환경은
매번 다른 모습으로 내가 만든 모형 안에 담겼다
해가 들어가면 태양을 가진 액자가 되고
구름이 들어가면 구름을 가진 액자가 되었다
파란 하늘에 구름 한 점 겨우 뜬 날이라도
액자 안에 그 하나의 구름을 넣으면
모든 하늘이 구름으로 가득 찬 날인 것만 같았다
하지만 그날은 그저 여느 날과 다름이 없었다
내 생각이 그러했을 뿐,
그래서인지 요즘의 나는
내 감정에 대해 너무 뜨겁지 않게 대하려고 하는 편이다
너무 행복하지도 않게
너무 슬프지도 않게
너무 화가 날 일도 아니고
너무 웃긴 것도 아니게
그렇다고 해서
행복하지도 않고 웃기지도 않아서 슬프고 화나가는 것도 아니니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왜 때문에 별안간 하트를 또 만들었나
알다가도 모를 인간 인간 인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