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히말라야 트레킹 다녀오려고.
“나 히말라야 트레킹 다녀오려고.”
제대로 된 등산이라고는 한라산 한 번 다녀왔던 게 전부인데 갑자기 히말라야라니! 나 스스로 생각해도 무모한 도전이었다. 그러니 이 말을 들은 가족과 친구들이 놀란 건 당연한 반응이었다. 동네 뒷산의 비탈도 무서워하던 내가, 그것도 혼자서 간다니 말이다.
히말라야 트레킹을 선택한 이유는 의외로 아주 단순했다.
고작 한 번이었지만, 한라산에서 마주했던, 거짓말처럼 아름다웠던 설경이 그 이유의 전부였다. 친구의 “내일 갈까?”라는 말에 마음이 동해, 급하게 동네 시장에 가서 만 원짜리 등산화를 사 신고, 제일 싼 아이젠을 고르고, 아빠의 패딩을 빌려 입고 떠났던 첫 등산.
해도 뜨지 않은 이른 새벽, 꽝꽝 얼어붙은 길을 아이젠으로 쿡쿡 찍어가며, 헤드랜턴도 없이 오직 달빛과 별빛에 의지하며 걸었던 산길. 고개를 들어 올려다본 하늘에 무수히 반짝이던 별빛. 눈 덮인 풍경이 자아내는 보드라운 곡선들. 진달래밭 대피소에서 한숨 돌리며 먹었던 컵라면과 김밥. 몸이 휘청일 만큼 거세게 불던 정상의 바람. 그곳은 경이로운 대자연의 품속이었다. 환상적인 미지의 세계였다.
‘더 큰 설산을 보고 싶다.’
한라산을 다녀온 후 줄곧 이 생각이 나를 지배했고, 점점 커진 그 마음에 떠밀린 나는 카트만두행 비행기표를 예약해야 했다. 동행자도 계획도 정보도 없었다. 히말라야 트레킹은 그렇게 4개월 뒤, 나에게 다가왔다.
2017년, 마흔한 살이 되던 해에 결국 안 가고는 배길 수 없었던 히말라야 트레킹을,
파묻혀 있던 기억 속에서 하나씩 꺼내 기록해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