풍선을 터뜨리자!

by 진초록


"오늘은 왠지 기분이 안 좋아.”


우리는 종종 이런 말을 한다. 여기서 ‘왠지’는 함정이다. 들여다보면, 언제나 그 안에는 작은 이유나 원인이 숨어 있다. 연인의 무심한 말 한마디, 잘 안 풀리는 시안 작업, 지난밤 엄마에게 내뱉었던 뾰족한 말투. 그것들이 만들어낸 감정이 기분에게 영혼의 속삭임을 보낸다. ‘서운하니까’, ‘불안하니까’, ‘미안하니까’ 기분이 가라앉는다. 기분이 나빠지는 건 단순한 우연이 아니다. 기분은 감정의 결과물이다. 타인의 작은 미소에 일어난 ‘따뜻함’이 하루의 기분을 환하게 꽃피우기도 하고, 출근길 눈앞에서 놓쳐 버린 버스 때문에 ‘짜증’이 일어 하루가 꼬인 듯 답답하기도 하다. 감정은 짧고, 기분은 길다.


오늘 왠지 기분이 별로라면 감정의 정체를 찾아내자. 메모장에 적어도 좋고, 기억을 거슬러 떠올려봐도 좋다. ‘아~ 이거였구나!’ 찾아낸 순간 기분이 조금은 가벼워진다. 눈앞에 두고 보면 의외로 별것 아닌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이유가 궁색하면 궁색할수록 기분은 빨리 좋아진다. 우리는 외부 자극에 의해 생겨난 감정 속에서 하루에도 수없이 기분이 좋았다가 안 좋아지고, 안 좋았다가 좋아진다.


마음속 기분 풍선에 어떤 감정 꼬리표가 붙어있는지 확인해 보자. 설레는 기분 풍선에는 ‘호기심’과 ‘사랑’이라는 꼬리표가, 뿌듯한 기분 풍선에는 ‘자부심’과 ‘성취감’이라는 꼬리표가, 그리고 짜증 나는 기분 풍선에는 ‘분노’와 ‘피로’라는 감정의 꼬리표가 붙어 있다. 그것이 어떤 풍선이든 그저 잠시 감상하자.


‘내 기분이 저기 떠 있구나.’


둥실 떠 있는 예쁜 풍선은 그대로 두고 가라앉은 무거운 풍선은 바늘로 팡 터뜨리자. 간단하다.


이 세상에는 아름답고 멋지고, 예쁘고 귀여운 것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무거운 기분이 마음을 채우면, 미학적인 것이나 물질적인 것 어떤 것도 즐길 수가 없다. 안타까운 일이다. 언젠가 슬픔의 바닷속에서 한참을 홀로 견뎌야 할 힘든 시기가 우리에게 찾아올 수도 있다. 그러니 지금은 그냥 가볍게 풍선을 터뜨리며 기분 좋게 살자!



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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