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 깊어질수록 사람은 확신을 갖고 싶어 한다. 상대의 마음이 식지 않았는지, 함께 걷는 이 길의 끝이 같은 곳을 향하고 있는지, 내 마음이 여전히 진짜인지 확인하고 싶어진다.
사랑의 초반에는 모든 게 단순하다. 설렘이 곧 증거고, 함께 보내는 밀도 높은 시간이 그 증명이다. 그러나 수많은 문제의 터널을 지나며 상처가 남고, 함께 하는 시간이 느슨해지면 우리는 문득 스스로에게 묻는다. ‘이 사랑, 아직 괜찮은 걸까?’
사랑에서 확신을 원한다는 건, 어쩌면 사랑의 본질을 착각하는 일일지도 모른다.
사랑은 약속이 아니라 흐름이다. 누군가를 향해 내 영혼의 강물이 흘러가는 것. 그것을 바라보는 일이다. 그 흐름은 늘 움직인다. 그 안에서 절대적인 확신을 구하는 건, 흐르는 강물의 물살을 잡으려는 것과 같다. 확신이 조약돌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불안할 때마다 강물에 손을 담그고 작고 동그란 조약돌을 잡기만 하면 된다. 상상만 해도 안심이 되고, 기분이 부드럽다.
확신을 움켜쥐려 강물을 휘젓지 말자. 그냥 흐르게 두자. 그리고 벤치에 편안히 걸터앉아 햇빛에 마음을 꺼내 말리고, 반짝이는 윤슬을 바라보자.
서로의 결핍을 인정하고 함께 성장하려는 의지만 있다면, 둘 사이의 강물은 더욱 잔잔하고 예쁘게 흐를 것이다. 조금씩 조금씩 그 폭을 넓혀갈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