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잤어?

by 진초록

“잘 잤어?”


연인 사이에서 이 말은 유난히 포근하다. 사랑하는 사람의 안부로 하루를 시작한다는 건, 내 하루에 그 사람이 함께 있다는 뜻이다. 무심한 듯 건네는 한마디가 서로의 하루를 이어주고, 마음의 거리를 좁혀준다. 이제 막 시작된 아침을 온기로 채워준다.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는 그 인사가 갖는 의미가 조금 다르다. 어릴 때는 부모가 매일 아침 아이에게 묻는다. “잘 잤어?” 나쁜 꿈을 꾸지는 않았는지, 이불을 차내고, 밤새 춥지는 않았는지를 걱정한다. 세월이 흐르면 그 말을 건네는 쪽이 바뀐다. 이제 부모에게 자식이 먼저 묻는다. “잘 주무셨어요?” 어제 약은 챙겨 드셨는지, 아픈 다리가 오늘 아침은 좀 어떤지 걱정하며 나이 든 부모의 안색을 살피거나, 전화기 너머로 들려오는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이렇게 부모와 자식 사이에서 오가는 잘 잤냐는 한마디는 세월을 따라 흐르는 따스한 돌봄이다.


친구 사이에서도 “잘 잤어?”라는 말은 온기를 품고 있다. 직장 고민으로 늦게 잠든 친구에게, 다음 날 아침에 건네는 잘 잤냐는 한마디는 “난 너를 응원해”라는 마음이다. 거창한 위로나 조언이 없어도 괜찮다. 나의 고민을 기억해주고 나를 떠올려주는 사람이 있다는 사실만으로도 다시 시작할 힘이 생긴다.


우리는 멋진 말을 찾다가, 이런 사소한 안부의 힘을 잊곤 한다. 때로는 가혹할 만큼 힘든 삶을 지탱하게 해주는 건 큰 울림보다, 진심이 담긴 작은 관심이 아닐까.


작은 다정함이 큰 위로가 된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건네는 “잘 잤어?”라는 말은 오늘 하루도 당신의 곁에 내가 있다는 말이다.


그간 이런저런 이유로 소중한 사람에게 무심했다면 짧은 아침 인사를 건네 보자.

진심을 담아서. 다정하게. “잘 잤어?”


참 기분 좋은 아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