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은 숨을 내뱉는
물고기의 아가미를 자르는
회칼의 냉정한 눈빛에 떠는 것은
냉정한 어미의 팔에 매달린
문어의 간절함을 끊는
냄비의 포악한 입김에 주저앉는 것은
마지막 인사를 건네지 못한
암탉의 아쉬움을 비튼
아비의 무심한 팔목을 쪼아대는 것은
이윽고 다가올 침묵이 두려운 것이고
죽으면 별이 된다는 전설은 거짓이라 믿는 것이고
누군가의 살이 되어도 기억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토해낸 어둠에 박힌
남겨진 비늘의 반짝임이나
맺힌 눈물에 비친 별빛이나
뜨거운 입김에 어리는 간절한 눈빛이나
유혹은 달콤하지만 잔인한
빨아댈수록 녹아드는 입 안의 사탕처럼
언젠가는 사라지지만
죽음을 다독일 수 있는 건 죽음 뿐
소주 한 잔 건네는 손이 부끄럽게
오늘밤이 등을 돌리고 앉았고
남은 빛을 날리는 바람이 한숨에 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