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 서서

시간여행자

by 이윤인경

한 발자국도 움직이지 않았다

두나, 그녀와 어제를 이야기하며

그 때 네가 걸어간

그 곳을 향해 서 있다


누군가는 스스로

누군가는 또 누군가의 밀침으로

누군가는 또 누군가의 고함으로

순간 신발을 벗었다

돌아오는 걸음이 눈물에 젖지 않게

맨발로 걸었다


찬바람을 등지고 간

노래조차 메아리 되지 않는

아득한 그 곳, 두나

우리는 잠겼을까 흘렀을까


눈물은 부드럽던 가죽을 굳게 하고

누구도 신지 못하게

한기에 웅크리고 있는 난

버려진 것이 아니라 기다리고 있는 것

그 때처럼 여기 서서


*두나(Duna) - 다뉴브 or 도나우 강의 헝가리식 이름


[사진출처 - 네이버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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