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곡

by 이윤인경

바람이 좁은 통로를 지날 때면
짓눌림에 아파 우는 소리
들키지 않으려 노래가 되었고
뿜어내는 담배연기가 되었다

내리는 것들 뒤에 숨어
눈앞을 지나는 너를 부르니
고인 어제를 버리러 가는 중이라 했고
슬픔에 젖지 않게 비를 휘는 중이라 했다

향기를 훔쳐 달아나는 너를 쫓던
꽃잎은 되려 내 발목을 잡고
비보다 깊게 적시니
이제 봄은, 가는 것을 머뭇거려도
여름만 남는 것
지는 꽃의 이름은 연기처럼 사라지는 것

혀끝을 저리던 입술을 스치던
뱉아내면 그만이겠지
멀어지면 그만 잊혀지겠지

딴 바람에 꺾이는 기억일테니


[사진출처 - Pixaba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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