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만치 자전거 타고 가는 누군가의 뒷모습처럼 어린시절 우리 추억은 아득하게도 점처럼 아득하다. 하지만 우리가 함께한 시간들은 기억 아닌 추억이라 망각이란 없기에 건드릴 때마다 선홍빛 향기를 뿌린다.
하늘이 높고 햇살이 따뜻하고 바람이 달콤하다. 이런 날이면 친구들과 소풍처럼 단풍 물든 숲길을 걷고 싶고, 지금 사는 이야기가 아닌 옛날 우리들만의 이야기로 소리내어 웃으며 장난치고 싶다.
가을이란 그렇다. 사색하게 하고, 뒤돌아보게 하고, 추억하게 한다. 친구란 그렇다. 일년 내내 잊고 지내다가도 단풍낙엽 하나 떨어져 어깨에 앉으면 생각나는.
그러고 보니 가을과 친구는 무척이나 닮았다. 이제 보니 가을도 친구도 진한 선홍빛 그리움을 품고 있나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