햇살에 바람에 아프다. 아담과 이브처럼 태초의 모습으로 하늘 아래 섰건만 하늘은 얼굴만 붉힐 뿐 아무런 대답이 없다.
청춘은 늘 고민하고 질문한다. 저마다 벌거벗고 자신에게 맞는 색의 옷을 찾아 헤매고 있다. 나의 청춘은 어떠한 답을 구하고 있는걸까? 아무 것도 잃지 않았지만 아무 것도 가진 게 없어 뒷모습만 보일 뿐 쉬이 돌아서지 못한다.
이렇게 아픈데도 햇살은 바람은 막무가내다. 그것을 견뎌내야 하는 것이 청춘의 숙제다. 스스로 햇살과 바람을 막을 만한 몸에 맞는 옷을 다시 찾아 입어야 한다.
벌거벗은 청춘에게 이야기한다. 고뇌의 아픔을 인정하는 것이 곧 청춘은 아니다. 청춘에게 당연히 아파야 할 이유는 없다. 다만 아플 수는 있다. 그렇다면 이겨내고 면역되어야 한다.
청춘이여, 고개 숙이지 마라. 바닥에는 지나간 이들의 발자국만 있을 뿐 우리가 가야 할 길은 없다. 항상 높은 곳을 바라보며 오늘과 내일에 골몰하자. 그 곳에는 아직 그 누구의 흔적도 없으니 우리의 걸음이 길이 될 것이다.
아무 것도 잃지 않았다. 다만 내가 가진 것이 무엇인지 알고 싶어 나를 가리고 있던 거추장스런 허물들을 벗어 던졌다.
그렇게 가벼운 마음으로 우리의 청춘이 걸어간다. 발자국 소리에 맞춰 가슴이 두근거린다.
[Photo by 라이언 맥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