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로등은 글썽인다 3

by 이윤인경

밤의 빛깔은 음흉하게

나의 허리를 꺾고

두려움에 걸려 쓰러진 날 짓누르는

겁탈을 진행 중


잠드는 것만이 축복이리니

성난 초침이 나의 시간에 상처를 내면

어김없이 불면의 고름이 배어나고

가난한 나는 다시 넝마주이로

너덜거리는 시간을 주워 담는

그런데 문득


글썽이는 눈빛을 휘는

그 날 나를 능욕한 것은 바람


달아나는 그의 뼈를 잡고 흔드는

나의 춤은 화려하기만 하고

늘어지는 몸을 짓누르는 밤의 무게에

흐느끼는 바람이 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