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상영작

by 이윤인경

늙은 영사기는 푸른 빛에 혼자 춤을 춰야 한다

G열의 세 번째 자리는 앉자마자 신음하며

몸 뒤트는 소리를 낸다


이 영화의 성감대인가 부끄럽지만 익숙한 듯

극장문을 닫는 점원의 팔에 파리하게 핏대가 도드라지다가

피부 속으로 숨어든다


등이 닿은 의자 속으로

낯익은 관객은 파고들고

어느새 하나 되었나

극장 안은 더 외롭다


소외된 공간의 숨소리

기다림에 젖은 적막함

한숨에도 오한하는 암막이라니

이내 달랜 듯 막이 걷히고

어둠이 짙어지니

모두가 눈을 감는데

결말이 익숙한 배우만

스스로 모른 채

이야기를 시작하고 있다

마지막을 거부하고 있다


[사진 : 안드레이 콘찰로프시키의《어둠 속의 그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