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허

by 이윤인경

버겁다
빼곡히 들어차 숨마저 밀어내야만 하니
단단히 굳어버린 숨구멍이 모질다
삶과 사랑은
스스로 가슴에 구멍을 내 싸우듯 기침하고
목구멍을 할퀴며 빠져나와
지친 듯 쇳소리만 낸다

아침은 흰 눈동자의 여백까지 채워버린 빛
나를 채우면 날 세우는
위험한 삶

질퍽한 삶에도 꽃을 피워야지
숨구멍의 숫자만큼
한 잎 한 잎 기지개를 켜면
호흡은 차분해지고
쇳소리는 노래가 될테니


즐겁다
채울 필요없는 삶은
오늘이
담배 하나 내뱉는 연기처럼
가벼웠으면 좋겠다


[사진출처 -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