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라는 문신

사랑

by 이윤인경

나는 나를 파괴할 권리가 있다. 작가 김영하의 글을 이제야 조금 이해하는건가? 바람이 지나친 자리에 문신처럼 흔적만 남아 지워지지 않는다.

문신같은 흔적을 후벼 파 열쇠처럼 잠그고 싶다.
너와 함께 나누던 말, 너와 함께 호흡하던 숨소리, 너와 진한 입맞춤을 나누다 목으로 넘어가는 달콤함까지 가슴에 간직하지 못하게 기억과 추억을 폐쇄해야겠다.

사랑은 바람같다고 했다. 바람은 문신처럼 흔적을 남긴다고 했다. 그래서 사랑의 끝은 지울 수 없는 흔적을 남기는 걸까? 흔적을 보기 싫으니 사랑이 없으니 이제 흔적을 지우려 할 필요없이 나를 파괴해야겠다.

파괴와 폐쇄가 죽음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오래된 죽음처럼 새로움을 갈구할 뿐이다. 새로움을 갖기 위해서 나는 이제 나를 파괴해야겠다. 그러면 바람에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 단단한 새로움을 가질 수 있지 않을까.

사진출처 - 영화 '맛있는 섹스, 그리고 사랑'의 한 장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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