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사리 볶으며 하루 마무리

늦은 시간 주방놀이

by 지니


날씨가 오락가락이다. 다시 춥다. 갑자기 전기장판을 틀고 싶단 생각이 들었다. 따뜻하게 입으면 되겠지만 입어 줄 적정한 옷이 없다.(지금 반팔이지만).


늦은 시간 연재글을 적는다. 매일 하는 주방놀이고 매일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틀린데도 그래서 이야깃거리가 참 많을 법도 한데 또 그렇지 않다는 게 아이러니하다. 반복은 반복이라 그런 것 아닐까.


내가 거래하는 은행은 어디에 있을까 궁금해져 오후에 길을 나섰다. 버스로 잠시 가니 나타나서 볼일을 다 보고 한 코스를 걸었다. 선비꼬마김밥집 김치우동이 생각났다. 점심때 칼국수를 좀 먹긴 했는데.. 면 겹치긴 하는데.. 그렇다고 궁금한 김치우동을 피할 수는 없는 법 아니겠는가. 김치우동은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맛이었다. 국물까지 시원하게 먹었다.


집에 파도 떨어졌고 식구들에게 인기 있는 고사리도 사야 했긴 했는데 노상 할머니께서 판매를 하고 계셨다. 벌써 여기도 두 번째 방문이다. 고사리를 마트에서 사기가 좀 그랬는데 ‘와 따마~ 딱이데이~’


대파랑 고사리를 사고 나니 “이거도, 사가소~” 하시며 보여주시는데 가죽나물이란다. 들어는 봤는데 ‘아~ 저게 가죽나물이구나~‘ 하며 살펴봤다. 잎이 싱싱하고 부드러워 보였다. 가죽나물은 좀 생소하긴 한데 참죽나무순이라고 한다. 참죽나무도 생소하긴 하지만. 가죽나물은 참죽나무순 하나 배웠다.


집으로 와 후딱 사온 재료들 정리하고 손질해서 넣으면 되는데 방치해 두고 갑자기 거실 분위기를 바꾼다고 한동안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시간이 흐르고 보니 늦은 시간이 되어 사온 재료들이 생각난 것이다. 딴 건 괜찮은데 고사리는 볶아놔야 되겠어서 늦은 시간 요리를 시작했다.


기름을 두르고 고사리를 볶았다. 짭짤하게 간을 하고 통깨도 뿌려주고 여기서 다른 점은 양파를 함께 넣어 준다는 거다. 어느 정도 익었을 땐 들기름을 충분히 넣어준다. 고사리 볶기를 한 번도 해보지 않은 시점에서 알게 된 레시피가 있는데 그게 맘에 들기도 하고 그대로 해 보니 넘 맛있는 거다. 식구들이 먹어보고 ”고기보다 더 맛있네 “ 하였다. 그 뒤로는 꼭 이 방법으로 고사리를 볶는다. 고사리를 볶을 때는 생각보다 오래 볶아줘야 한단다. 왜 때문이지? 오래 볶으면 물러질 것 같은데? 아니었다. 물러지지 않았다. 타지 않게 물을 중간중간 둘러주어 촉촉하고 간이 잘 배이게 한다.


고사리 볶음이 완성되었다. 짭짤한 게 포인트, 들기름을 둘러주는 게 포인트다.



어쩔 수 없이 고사리가 밥을 불렀다. 맛을 보고 싶어 졌기 때문이다. 이래서 살이 안 빠지나 보다 꽥~


들기름의 고소함과 간장, 고사리 특유의 향내가 더해져 식감 좋고 매력 있는 반찬 한 개 탄생했다. 오늘 밤에 고생은 했지만 내일 아침은 수월하겠지?


아침에 밥을 꼭 먹어야 하는 집이라 어쩔 수 없이 이 밤에 주방일을 하게 되었지만 맛있게 먹어주는 식구들이 있어 멈출 수가 없다. 힘이 좀 들어도 주방일을 계속하는 이유다. 시간이 늦어져서 만드는데 나온 팬과 도구들은 내일 정리하는 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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