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고군분투하는 며느리

6년째 어머님과 함께 하며...

by 지니


2023년 아침 큐티때마다 어머님께 적어드린 것


위 사진은 몇 년 전 아침 큐티를 할 때마다 어머님께 적어드린 겁니다. 이때만 해도 눈이 보여 잘 읽으셨는데요. 지금은 이 글자도 잘 안 보인다고 하시더라고요. 돋보기를 끼면 보이실라나?


그런데 발 밑에 떨어진 티끌이나 머리카락은 잘 보시더라고요. 그런 건 저희들보다 눈이 좋으시더라고요. 아마 가까운 게 잘 안보이시는 듯합니다.


이렇게 정성을 다해 드린 적도 있었구나. 이 글들을 적어드리면 파일에다가 매일 모으셨지요. 그래서 이 흔적들이 남아있는 거랍니다.


20년부터 6년째 어머님과 함께 하네요. 처음 함께할 때는 그래도 건강하셨는데 연로하시다 보니 시간이 세월이 년수가 흐를수록 몸이 쇠퇴해 감이 느껴집니다.


다시 가정요양을 하면서 어머님과 지내는 시간이 많아졌네요. 저도 어머님도 지루하지 않게 보내기 위해 며느리는 오늘도 고군분투합니다.


문득 이 길의 끝은 어딜까하는 생각이 들어 형님께 문자를 드렸더니 그 이후로 주말엔 풀타임으로 봐주십니다. 그때만큼은 숨통이 트이는 시간이 됩니다. 최근엔 형님 덕분에 2박 3일 여행도 다녀올 수 있었고요. “형님이 주말에라도 와서 봐 주시니 숨통이 트입니다. 감사해요” 그러면 “내 엄만데 당연히 와야지” 하십니다. 그런데 당연은 당연히가 아닐 때가 있지요. 괜찮으셨는데 어지러워 휘청해서 넘어짐이 반복되다 보니 이제는 혼자서는 거동이 힘들게 되었습니다. 누군가가 옆에서 도와드려야 하지요. 당분간 새 요양보호사가 구해지기 전까지는 힘닿는 대로 해 볼 요량입니다.



그래서 저는 오늘도 고군분투 중입니다.

이렇게 글을 적으며 나만의 방식으로 마음을 치유해 봅니다.


keywor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