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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Mar 15. 2021

당인가탐안 (唐人街探案)

대자본이 시리즈물을 만났을 때


■ 원어 제목: 당인가탐안 (唐人街探案, 탕런지에탄안) 1, 2, 3 + 드라마

■ 영어 제목: DETECTIVE CHINATOWN

■ 장르 : 코믹 / 액션 / 스릴러

■ 년도 : 2015, 2018, 2020(드라마), 2021

■ 감독 : 陈思成,柯汶利(드라마)

■ 주요 배우 :  刘昊然,王宝强 등(영화) / 邱泽, 张钧甯 등(드라마)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시리즈물입니다. 시리즈 자체가 워낙 인기가 많아 영화에 동명의 웹드라마까지 제작된 작품으로, 중국인이라면 아마 모르는 사람이 없을 작품이죠. 작품의 제목은 <당인가탐안(唐人街探案)>. 제목은 차이나타운에서 탐정 노릇을 한다는 뜻입니다. 저는 일반적인 차이나타운의 중국어가 중국성(中国城)인 줄 알고 있었는데, 이 영화를 통해 당인가(唐人街)라고 한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당나라 때 가장 외부와의 교류가 활발해서일까요? 당나라 사람이 해외 중국 화교의 대명사처럼 쓰이고 있네요.


이 영화는 아주 전형적인 연말연시 블록버스터로, 2015년에 영화 1편이 개봉한 후 인기를 끌어 2018년에 2편이 나왔고, 본래 20년에 3편이 딱 나올 예정이었으나 코로나 사태로 무산, 대신 동명의 웹드라마가 먼저 나왔습니다. 그러다 21년이 되어 코로나가 중국 대륙에서 다소 잠잠해지자 시즌 3이 개봉을 했습니다. 감독은 천스청(陈思成). 대중들에겐 <사병돌격(士兵突击)>이라는 드라마로 익숙한 배우인데, 늘 영화감독의 꿈을 가지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는 알았을까요? 자기가 만들어낸 한 영화가 이렇게 중국에서 오랫동안 사랑받을지...?


제가 바로 감독, 천스청입니다!


영화는 일단 리우하오란(刘昊然, 유호연)과 왕바오챵(王宝强, 왕보강)을 주연으로 내세워 사촌지간인 이들이 각국에 있는 차이나타운에서 의도하든 의도하지 않았든 미스터리 사건을 풀어나가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추리물적인 요소도 있고, 약간의 액션 씬도 있고, 코믹적인 요소들도 있어 대중들이 편하게 보기에 딱 적합한 영화입니다. 1편은 태국의 차이나타운, 2편은 뉴욕의 차이나타운에서 벌어졌으며 3편은 일본에서 촬영되었습니다. 


영화의 인기에 힘입어 번외편처럼 웹드라마로도 제작이 되었는데, 드라마의 주연은 다른 배우입니다. 스토리적으로 봤을 때 완전 관계가 없진 않지만 영화를 보지 않았더라도 충분히 즐길 수 있게 잘 만들어져 있습니다. 중국 드라마답지 않게 12부작이라는 아주 양심적인 길이이고, 4회차가 하나의 스토리를 풀어나가는 형식입니다. 


만약 영화의 퀄리티가 회사의 매출처럼 오직 숫자로만 결정되는 것이라면, 이 영화는 단연코 최상급의 영화입니다. 1편의 흥행 성적이 중국 대륙에서만 8억 위안(한화 1,500억 원 이상), 2편은 그것의 4배. 21년 2월 12일에 개봉한 3편은 한 달도 채 되지 않는 기간 동안 44억 위안, 즉 1편의 5배가 넘는 성적을 냈습니다. 돈을 벌만큼 벌어서인지 시리즈가 뒤로 갈 때마다 출연 배우도 화려해져, 3편에는 우리도 잘 아는 얼굴, 추성훈 씨가 등장하고, 일본의 여자 주인공으로 나가사와 마사미가 등장합니다. 아키하바라의 장면을 찍기 위해 6시간이나 촬영 허가를 받았다고 하죠. 여기도 아마 모르긴 몰라도 꽤 큰 액수의 돈이 들었을 겁니다.


하지만 재미있습니다. 분명 막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영화 자체는 뒤로 갈수록 화려해져만 가는데, 대중들의 평점은 점점 내려갑니다. 또우빤 평점을 보면 1편은 7.7점, 2편은 6.6점, 3편은 5.6점이네요. 짠 듯이 쭉쭉 내려갑니다. 화제성과 출연진, 그리고 남자 주인공 리우하오란(刘昊然)의 인기에 힘입어 흥행 성적은 계속 좋아지지만 영화 자체의 만듦새는 점점 별로가 되어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사실은 이번에 이 작품의 리뷰를 할 차례가 되어 마침 잘됐다 싶어 미뤄두었던 3편을 며칠 전 보았습니다. 리뷰를 하는 김에 현존하는 시리즈 전부를 보고 한꺼번에 리뷰하는 것이 좋겠다는 생각에서였죠. 그런데 다 보고 나서 왜 또우빤 평점이 계속 하락하는지를 정말 뼈저리게 깨달았습니다. 어떻게 보면 중국 영화가 왜 세계 무대로 나가지 못하는지, 그 한계를 느꼈다고도 볼 수 있고, 대자본이 인기 시리즈물에 발을 담갔을 때 작품이 어디까지 변질될 수 있는지를 느꼈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너무 자세하게 말하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자제하겠습니다만, 3편에 대한 저의 생각을 보시려면 아래 위챗에 올린 후기를 보시면 되겠습니다.


정말 무서운 것은 감독 천스청이 무려 4편과 5편의 스토리까지 이미 생각해뒀다고 인터뷰한 적이 있다는 겁니다. 이러다 4편의 평점은 4.6점, 5편의 평점은 3.6점으로 점점 곤두박질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네요. 한편으론 우리나라 인천이나 대림의 차이나타운에서 영화를 찍는 일이 생기진 않을까 묘하게 기대가 되기도 하고요. 한한령(限韩令)으로 이건 못하려나요? ㅎㅎ


이 시리즈 자체를 폄훼하고자 하는 마음은 없습니다. 이 영화가 중국 영화나 드라마계에 추리물을 좀 더 보급화시켰다고 볼 수도 있을 것 같고요. 하지만 혹시 보시려면 영화는 1편만 보시길 추천드립니다. 웹드라마는 재밌는 편인데, 대사가 다소 빠른 편이니 주의하시고요. 그냥.. 3편만 보지 마세요. 제가 드리고 싶은 말씀은 그것 하나입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이 영화를 보고 나서 위챗에 올렸던 감상문을 공유하며 오늘 리뷰 마치겠습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譯]

(2019.11.30 1편을 보고) 드라마 메이트가 소개해준 영화. 춘절에 나올 3편을 위해 예습 중! 사진 2의 장면을 보고 어찌나 놀랐던지.... 여기 <백야추흉>의 관 반장님이 나오네~ 2편도 봐야지!

(2019.12.03 2편을 보고) 1편이 더 재밌는 것 같다 ㅎㅎ 그래도 여기 나오는 치슈(七叔)가 <꽃보다 할배>에 나오는 쩡 할아버지네, 생각지도 못했다! 리우하오란의 주연 버프가 너무 심하다....

(2020.01.17 드라마를 보고) 드라마 메이트 추천을 받고 3일 만에 이 스릴러(공포?)물을 다 봤다. 동명의 영화와 스토리가 관련이 있기 때문에, 영화를 좋아한다면 스토리를 맞춰보는 것도 추천한다. 드라마인데 영화같이 촬영이 되어서 무척 볼만하다. 모두 3개 스토리가 있는데, 첫 번째, 두 번째 스토리가 세 번째 것보다 더 재밌다. 하지만 세 번째 이야기는 앞으로 상영할 <당인가탐안 3>과 연관이 있다고 한다. 스릴러/추리물을 좋아한다면 꼭 보시길. 후회 안 할 듯!

(2021.03.07 3편을 보고) 갈수록 별로라는 게 이 영화를 두고 하는 말이구나. 1편은 이 정도까지 엉망이진 않았던 것 같은데... 136분이나 되는 러닝 타임 중에 대부분이 주제에서 벗어난 장면이었다. 예를 들면 시도 때도 없이 나오는 액션 장면이라든가. 실제로 사건을 해결하는 장면은 20분 정도 나올까 말까.. 너무 별로다 ㅠㅠ 중국 탐정이 일본이랑 태국 탐정을 이기는 스토리라인이야 뭐 그렇다 치자. 어차피 중국 돈으로 만든 영화니까. 근데 일본 탐정은 돈밖에 없고, 태국 탐정은 무술밖에 할 줄 모르고... 이건 중국인이 어떻게 이 나라들을 생각하는지가 반영된 것 아닌가? 더 흥미로운 건, 결말에는 "Heal the world"가 나온다는 거다. 정말 할 말이 없다... 이렇게 나라를 찬양하는 영화를 만들 거면, 왜 결말엔 중국 노래를 안 썼지? 천스청 감독 정말 실망이다. 4부는 안 나오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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