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0일, 상하이의 봄
다른 글에서도 이야기한 바 있지만, 상해에 있었던 1년 중에서 가장 좋았던 한 달을 떠올리라면 망설임 없이 5월을 꼽을 곳이다. 덥지도 춥지도 않고, 습하지도 않아서 상해에 살면서 좀처럼 만나기 힘든 날씨가 5월에 집중되어 있기 때문이다. 또 하늘의 구름은 또 왜 그리 예쁜지. 정말이지 집에만 있기 아까웠던 5월 상하이, 그 눈부셨던 사진들을 여기 실어본다.
아파트 단지의 봄,
학교 교정의 봄,
거리의 봄과 형형색색의 구름들.
그러고 보니 중국에서 5월 20일은 고백데이란다. 그 이유인즉슨 520의 중국어 숫자 발음 우얼링(五二零)이 워아이니(我爱你, 중국어로 사랑한다는 뜻)와 발음이 비슷해서다. 그래서 그런가 학교 수업이 끝나고 귀가하던 길에 재밌는 풍경을 접하게 되었다. 택배 배달원의 오토바이 뒤쪽에 분홍색 대형 곰돌이가 매달려 있었던 것이다.
고백데이라고 5월 20일에 맞춰서 좋아하는 사람에게 물건을 전달해주려고 한 모양인데.. 직접 전해주지 않고 택배의 방법을 택한 건, 서프라이즈를 주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부끄러워서일까? 동심과 낭만이 조금 사라진 당시의 나는, 이 곰이 오토바이에 매달려 잔뜩 쐬었을 매연을 생각하며, 수신인이 곰돌이를 딱 받았는데 매연 냄새가 나면 어쩌지, 하는 걱정을 하고 있었다. 그래도 주는 이의 마음을 생각해서 기분 좋게 받아주기를.
고백데이, 귀여운 상하이의 풍경.
[중문 일기 in 위챗 모멘트(朋友圈)]
(譯) 요 며칠 상해의 날씨가 너무 좋았다. 그야말로 햇빛 찬란! 아파트 단지, 학교, 발걸음이 닫는 모든 곳에 햇빛이 가득하다! 상해의 5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