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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Aug 10. 2021

해구오선생(解救吾先生)

영화 <인질>의 중국 원작


■ 원어 제목: 해구오선생 (解救吾先生, 졔쥬우셴셩)

■ 영어 제목: Saving Mr.Wu

■ 장르 : 드라마 / 범죄

■ 년도 : 2015

■ 감독 : 丁晟

■ 주요 배우 : 刘德华,刘烨,吴若甫,王千源 등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2015년 9월, 중국에서 개봉한 영화 <해구오선생(解救吾先生)>입니다. 한국 영상 플랫폼에서는 <세이빙 미스터 우>라는 제목으로 검색하실 수 있습니다. 중국어 원제를 한국어로 해석하면 "오 씨 구하기"입니다. 써놓고 나니 '라이언 일병 구하기' 같은 느낌이지만, 사실 그 영화와는 완전히 다른 결의 영화입니다.


영화는 한 유명 배우가 밤늦은 시각 술집에서 나오는 장면으로 시작합니다. 기분 좋게 지인들과 술을 마시고 술집을 나서는데 경찰을 사칭한 남자들이 그에게 다짜고짜 수갑을 채우고, 어디론가 데려가기 시작합니다. 납치를 당한 거죠. 이 영화는 이 유명 배우가 납치되어 있던 스무 시간 동안 일어난 일을 그리고 있습니다.


이 영화를 본 것은 2020년 1월 25일, 지난번 리뷰를 썼던 영화 <부재양니고단(不再让你孤单)>처럼, 코로나로 집안에 갇혀 두문불출할 때 리우예(刘烨)의 필모그래피를 뒤지다가 발견한 영화입니다. 리우예를 보기 위해 재생을 눌렀는데, 막상 리우예의 분량은 많지 않고, 대선배 류더화(刘德华, 유덕화)의 연기를 훨씬 많이 봤습니다. 또 납치범 역을 맡은 배우 왕쳰위안(王千源)도 중국에서는 연기파 배우로 유명한 배우인데, 이 영화에서 인상 깊은 연기를 보여주었습니다. 


류더화는 이 영화에서 납치당하는 스타 우선생(吾先生) 역을 맡았고, 리우예는 그를 구해내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경찰 중 한 사람으로 나옵니다. 영화의 시놉시스를 보면 영화가 경찰의 활약에 집중했을 것 같이 느껴지지만, 의외로 영화는 갇혀있는 스타와 그를 납치한 납치범이 만드는 씬이 많이 나오고 인상적입니다. 오죽하면 영화를 보고 난 저의 감상이 "납치되었을 때는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게 중요하군"이었을까요. 그만큼 류더화가 납치범을 상대로 보여주는 기지(機智) 같은 것들, 또 다른 피해자들과의 상호작용 등이 영화에서 많이 나옵니다. 마냥 경찰의 활약에만 집중한 영화가 아니라서 관객 입장에서는 신선하게 느껴졌습니다.


그러나 사실 생각해보면 납치, 경찰, 범죄 등의 소재는 관객들에게 그다지 신선한 소재는 아닙니다. 그런데 이 영화는 왜 그렇게 인기가 있었을까요? 그건 바로 이 영화가 실화를 기반으로 만들어진 영화이기 때문입니다. 그것도 무려 70%가 넘는 환원도를 가진 영화라고 평가되고 있죠. 영화의 기초가 되는 실제 사건은 2004년 중국 배우 우뤄푸(吴若甫, 오약보)에게 벌어졌던 납치 사건입니다.


2004년 2월 3일 새벽 2시경, 우뤄푸는 몇 명의 지인들과 북경 모처에서 만난 자리가 파한 후 술집을 나왔는데, 갑작스레 경찰을 사칭하고 달려드는 남자들에게 붙잡힙니다. 지인들이 정신을 차리고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그 사이에 이미 그를 태운 차는 행방이 묘연해졌습니다. 실제로 우뤄푸는 당시 약 20 시간 정도 감금당했고, 해당 사건의 범인들은 모두 법적 처벌을 받았습니다. 


영화의 현실 환원도가 70% 이상이 될 수 있었던 것은, 당시 이 사건이 워낙 충격적이라 수사자료나 영상이 무척 많이 남아있었는데, 제작진이 3개월 동안이나 관할 경찰서를 다니며 이 자료들을 숙독했기 때문입니다. 그에 더해 실제 그 사건을 겪었던 당사자 우뤄푸 본인이 영화에 출연한 것도 큰 도움이 되었습니다. 


사건을 겪은 사람을 영화에 출연시키다니, 사실 좀 잔인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실제로 우뤄푸 본인도 출연하고 싶어 하지 않았다고 하죠. 하지만 제작진이 꾸준히 그를 만나러 가고 설득하는 과정 끝에 참여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감독은 그가 2004년 해당 사건 이후로 영화나 방송 활동이 다소 소극적으로 변하자, 오히려 이 작품을 통해 그가 이전 사건의 트라우마를 극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를 캐스팅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감독은 그에게 우선생을 구해내는 경찰 역할을 맡겼습니다. 


다시 영화의 제목으로 돌아가서, 이 영화에서 구해내는 대상은 우선생(吾先生), 즉 미스터 우 입니다. 실제 사건의 피해자였던 우뤄푸의 성도 우(吴)지요. 한자는 다르지만 그 중국어 발음은 같습니다. 또 주인공의 성인 오(吾)는 '나'라는 뜻이 있죠. 영화 속 우(吾) 선생을 구해내면서 현실의 우(吴) 선생도 사건에서 구해내 졌으면 하는 감독의 바람이 담겨 있습니다.


중국에서, 또 외국에서 이 영화의 반응이 나쁘지 않았고, 실화를 바탕으로 한 시나리오가 매력적으로 느껴졌는지, 한국에서 이 영화를 리메이크한 작품 <인질>이 8월에 우리나라에서 개봉을 한다고 합니다. 납치당하는 피해자 역할은 배우 황정민이 맡을 예정이라는데, 황정민의 미스터 우는 어떨지, 기대됩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위챗에 올렸던 감상문을 공유하며 인사드리겠습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譯] 원래는 리우예(刘烨)를 보려고 봤는데, 보다 보니 류더화(刘德华) 왜 이렇게 멋있냐.. ㅋㅋ 납치될 때는 평정심을 잃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배운다. 비록 나중에 이 지식이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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