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위바위보가 운명을 결정한다!
■ 원어 제목: 동물세계 (动物世界, 똥우스졔)
■ 영어 제목: ANIMAL WORLD
■ 장르 : 드라마 / 액션 / 어드벤처
■ 년도 : 2018
■ 감독 : 韩延
■ 주요 배우 : 李易峰,마이클 더글라스, 周冬雨 등
오늘 소개드릴 작품은 2018년 중국, 미국, 캐나다, 영국, 독일, 오스트리아 등에서 동시 상영한 영화, <동물세계(动物世界)>입니다. 영화 제목만 보면 아프리카 초원에서 동물들이 뛰어노는 다큐멘터리일 것만 같은데, 사실은 <오징어 게임>과 비슷한 류의 작품으로 인간의 본성을 다룬 영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2020년 당시 영화를 보게 된 계기는 잘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 저우동위가 나온 영화를 찾다가 그랬는지, 아니면 관객수 랭킹 상위권에 있던 영화를 찾다가 발견했는지, 정확한 계기는 기억이 나질 않습니다만 이런 장면 하나는 확실히 기억이 납니다. 제가 영화를 보다가 너무 재밌어서 남편에게 간단하게 스토리를 이야기해주자 남편이 바로 이렇게 말하더라고요. "어? 그거 카이지 아니야?"
알고 보니 이 영화, 후쿠모토 노부유키 원작의 <도박묵시록 카이지> 만화를 리메이크한 작품이었습니다. 영화에 대한 배경지식 없이 무작정 보다 보니 원작이 뭐고 어떤 내용인지 등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기에 일어난 일이었죠. 네, 영화는 일본 만화 원작이고, 심지어 일본에서는 동일한 만화를 가지고 2009년에 이미 <카이지>라는 제목의 영화를 찍었더랬습니다. 당시 일본판 영화의 주인공은 데스노트에서도 주인공으로 나왔던 후지와라 타츠야더군요. 역으로 만화의 인기를 짐작할 수 있는 대목입니다.
영화 초반은 약간 <오징어 게임>과 비슷합니다. 채무가 잔뜩 생긴 주인공이 게임에서 이기면 빚을 탕감해준다는 말을 듣고 'Destiny(운명)'호에 타 게임을 시작하고, 그러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들입니다. 재밌는 것은 이 배 안에서 하는 게임은 한 종류, 가위바위보 게임뿐이라는 것입니다. 대신 카드로 하는 가위바위보죠. 각 참가자들이 가진 가위, 바위, 보의 총량이 동일한 상황에서 마지막까지 살아남기 위해 어떤 패가 얼마나 남았을지 계속 계산해야 하는, 그야말로 머리가 아픈 게임이죠. 뭐, 사실 대충 결말은 예상되긴 합니다만, 그 과정이 나름대로 재밌습니다.
아무래도 만화가 일본 원작이니 일본판 영화가 더 재밌을 것 같지만, 의외로 이 대목에서 중국판 영화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꽤 있는 것 같습니다. <심야식당>과는 반대의 케이스일까요? 일본판을 보지는 않았지만, 본 사람들의 의견으로는 원작에 상당히 충실했던 것 같고, 중국판은 약간의 각색을 가미하고 특수효과 등도 더 화려하게 쓴 것 같더군요. 실제 원작자인 후쿠모토 노부유키는 처음엔 중국판 감독의 이런 각색에 대해 다소 불만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어쩌면 이 영화, 원작의 차용도는 그다지 높지 않은 것인지도 모릅니다.
아무튼 원작에 대한 정보가 전혀 없이 이 영화를 본 저로서는 꽤나 흥미로웠고 감독이 다양한 방법으로 영화의 매력을 끌어올리려고 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물론 감독이 삼고초려해서 데려온 마이클 더글라스도 그 의외성을 더해줬고요. 사실은 자본의 힘일지도 모릅니다만.
그러고 보니 요즘 <오징어 게임>이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면서 중국인들 중에도 이 드라마를 접한 사람이 늘어나게 됐는데, 덕분에 비슷한 류의 스토리를 가진 이 영화도 같이 주목을 받는 것 같습니다. 한국 넷플릭스에도 <동물세계>라는 제목으로 찾아보실 수 있으니 가볍게 볼 수 있는 영화로 추천드립니다.
그럼, 마지막으로 영화를 보고 위챗에 올렸던 감상문을 공유하며 인사드리겠습니다.
(스포가 있을 수 있습니다.)
[譯] "순풍에 휩쓸리지 않고, 역풍에도 겁내지 않는다". 일이 잘 풀리든 안 풀리든, 묵묵히 자신을 지켜내는 사람이 진정한 승자라는 걸 보여주는 영화. 일본 만화가 원작인 영화라고 하던데, 그 평가들은 이구동성으로 원작보다 낫다고들 말하더라. 역시 명불허전! 머리를 좀 써야 되는 영화이긴 하지만, 그래도 볼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