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목: 중국 딜레마
· 저자: 박민희
· 완독일: 2022.05.11
한국 사회에서 혐중의 목소리는 넓고 깊게 퍼지고 있다. 혐중은 중국의 현실을 제대로 이해하는 것을 막고, 중국 내부의 다양한 목소리, 중국인들의 고민을 들으려는 관심까지 차단하는 위험한 현상이다. 혐중을 넘어 중국과 협력은 넓히되 비판할 부분은 비판하고 연대할 부분은 연대하려는 노력을 멈추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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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외교의 강경함은 국내 정치에서 나온다. 중국공산당 통치의 정당성은 마오쩌둥 시기에는 외세를 몰아내고 통일을 이루어서 건국한 것(站起来), 덩샤오핑-장쩌민-후진타오 시대에는 급속한 경제발전을 이룬 것(富起来)에서 나왔다. 하지만 시진핑 시대 들어 초고속 성장은 더 이상 지속되기 어려워졌고 화려한 성과 뒤에 가려진 빈부·도농·지역 간의 격차는 사회의 안정을 위협하는 동시에 공산당 통치의 정통성을 흔들었다. 중국공산당 지도부는 강해짐(强起来)으로 새 정통성을 만들기로 했다.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으로 중국의 꿈(중국몽)을 이루겠다고 선포했다. 그에 따라 시진핑 주석은 21세기의 황제로서 천하를 호령하고, 천하가 중국을 떠받드는 강력한 중화제국의 부활을 보여주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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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당국은 2019년 12월 초부터 2020년 1월 말까지 우한의 코로나19 발생 초기에 심각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문제를 은폐하다가 중국을 넘어 세계를 절망과 비극에 빠뜨린 책임을 결코 인정하려 하지 않는다. 우한에 들어가 관영 언론들의 선전과는 다른 그곳의 현실을 전한 시민기자들은 중국이 지우려는 진실을 기록한 역사의 증인이기에, '지워져야 하는 존재'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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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은 언론의 역할에 대해 "긍정적인 에너지를 확산시키면서 당을 사랑하고 당을 보호하고 당을 위해 일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언론이 '당을 위한 도구'가 되어야 한다는 명령 앞에서 힘없는 이들의 고통과 사회의 문제를 알리려는 이들이 설 공간은 사라져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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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진핑 주석의 권력은 대단히 공고해 보이지만, 도전자가 나타날 가능성을 계속 경계해야 하는 절대 권력자의 불안이 어른거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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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칭 모델과 이를 활용한 시진핑식 통치는 기득권층의 부를 줄여 보통 사람들의 몫을 늘리는 근본적인 개혁 대신, 대중의 불만과 분노, 강력한 에너지를 정치적으로 이용하는 포퓰리즘과 권위주의의 결합이다.
시진핑부터 선멍위까지. 현대 중국 사회에 파장을 불러일으킨 사람의 이야기들을 한 데 모아놓은 책. 그리고 왜 시진핑의 중국이 지금 이런 길을 택할 수밖에 없으며, 그에 맞선 사람들은 어떤 행보를 보이고 있는지(물론 대부분이 소리 소문 없이 사라졌지만), 앞으로의 중국은 어떨지 조금은 생각해볼 수 있는 책이다. 아무래도 특파원 출신 저자가 쓴 책이다 보니 잘 읽히는 편이고, 내용도 꽤 깊이가 있는 편이라 최근에 읽었던 중국 관련 책 중에는 괜찮은 축에 속했다. 일독을 권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