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by 볕이드는창가

· 제목: 악의 마음을 읽는 자들

· 저자: 권일용, 고나무

· 완독일: 2022.05.23



낡은 조직이 가장 싫어하는 것은 나쁜 방식보다 낯선 방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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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쇄살인범은 거짓말탐지기로 잡아낼 수 없다. 적어도 연쇄살인범 자신에게는 면식 없는 사람에 대한 분노와 증오도 충분히 합리적인 감정이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런 짓을 할 수밖에 없는 타당한 이유를 갖고 있었을 테고, 그래서 아무런 잘못도 없다는 망상 체계를 튼튼히 구축했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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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과 직장은 고무공이에요. 가족, 사랑, 친구, 행복, 이런 것들은 유리공이고요. 공놀이를 할 때 고무공은 떨어뜨려도 다시 올라와요. 그런데 가족, 사랑, 행복 이런 건 유리공이라서 한 번만 떨어뜨려도 깨져버리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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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동기) 범죄의 출현 배경에는 양극화가 있다고 봐요. 무동기 범죄자들은 급격한 양극화로 계층 간 장벽의 두께가 너무 두꺼워져서 '나의 신분이 바뀌지 못한다'는 뒤틀린 좌절감을 갖고 있을 때가 많습니다. 그런데 정작 무동기 범죄자들은 자신처럼 가난한 사람들을 범행 대상으로 택하죠. 김대두도 그렇고 정남규도 그래요. 정남규가 한 이야기 중에 잊히지 않는 대목이 있어요. "그렇게 부자들을 죽이고 싶었다면서 왜 서민들 사는 다세대주택 같은 곳에만 침입했느냐"고 물었더니 "그게 다 못사는 죄다"라고 하더군요.




사실 동명의 드라마가 나왔을 땐 보질 않아서, 그 드라마가 권일용 프로파일러를 다룬 것인지도 알지 못했다. 그런데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는데, 보아하니 책이 더 먼저 나왔던 모양이다. 드라마의 인기로 2018년 초판 1쇄 이후 4년 만인 2022년에 24쇄를 찍었다. 이 책을 읽으면서 프로파일러가 본업을 하는 과정도 물론 흥미로웠지만 더 많이 생각하게 된 건 어쩌다 이런 류의 범죄자들이 세상에 등장하게 되었을까 하는 점이었다. 무엇이 그들을 그렇게 분노하게 했으며, 사람을 죽여도 죄책감을 갖지 않는 사람으로 만들었는지 하는 것들. 책에서는 그 원인을 양극화로 설명하고 있는데, 정말 그런 이유일지.. 심리학자가 아닌, 경찰로서 사건을 다방면에서 풀어가는 프로파일러가 어떻게 일하는지 알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초반 몇 장을 읽고 나는 밤에 악몽을 꿨다. 읽으려는 분들은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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