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계약 후_번외편
집 계약 후 쉽지 않은 미션을 잘 끝냈다는 후련함에 난징시루에서 임시숙소인 호텔이 있던 인민광장으로 걸어 돌아왔다. 오전 내내 꾸물꾸물했던 날씨가 그땐 많이 개어 있어 카메라로 사진을 몇 장 찍었는데, 지난 글에 넣자니 주제와 맞지 않는 듯하여 번외편으로 몇 장 공유해본다.
2019년 3월 18일, 난징시루 풍경. 사실 난징시루는 매우 매우 길고 큰 길이라 이 사진에 다 담을 수는 없고, 여기 찍힌 건 극히 일부분이다. 왼쪽에는 씨엔러스 광창(仙乐斯广场, 영어 이름은 CIROS Plaza라고 하는 듯)이라는 쇼핑몰이 있고, 오른쪽에는 중국 공상은행, 마세라티, 그리고 JW매리어트 상하이 투머로우 스퀘어(上海明天广场 JW万豪酒店)가 위치해 있는 밍티엔광창(上海明天广场)이 있다. 아, 참고로 이 바로 뒤쪽, 그러니까 사진을 찍은 지점보다 약간 후진하면 우측에 공덕림(꽁더린, 功德林)이라는 상해에서 무척 유명한 채식요리 전문점이 있다. 노포(老字号)라는 이름도 붙어있고, 무형문화유산에도 지정되었으며 미쉐린에도 오른 곳이니 채식에 관심이 있다면 들러보는 것도 추천한다.
그저 봄이라고 활짝 피어있던 꽃들이 뒤에 있는 고풍스러운 건물과 잘 어울려 예뻐서 찍은 사진인데, 이 사진을 찍을 때만 해도 뒤에 있는 건물이 뭔지는 전혀 몰랐다. 나중에 난징시루에 살면서는 이 곳을 정말 자주 지나다니게 되었는데, 막상 들어가 보지는 못했다. 이곳은 '상해역사박물관(上海历史博物馆)'이다. 일반적인 중국의 관광지와 똑같이 월요일은 휴관이고, 코로나 시국이라 입장인원을 제한하고 있어 어플을 통해 예약을 해야 들어갈 수 있다. 국가에서 운영하는 시설이라 입장료는 무료다. 사실 당시에는 숙소와 너무 가까워서 언제든 갈 수 있다는 생각에 미뤄뒀는데, 코로나로 인해 조기 귀국할 줄은 몰랐던지라 조금 후회된다. 이곳에서 다루는 건 상해의 '과거'다. 또 역사만 다루는 것이 아니라 예술 작품들도 다루고 있어 박물관에 관심이 있다면 가보는 것도 좋겠다. 大众点评에서 찾은 이 곳의 정보를 아래에 올려둔다. 꼭 가야 하는 박물관으로 소개하고 있다.
그리고 이것은 온통 흔들린 꽃 사진. 유동인구가 워낙 많은 횡단보도 앞이었던 데다 카메라를 들고 외국인 관광객 티를 내면 소매치기의 타겟이 될까 두려워 조심하다 보니 제대로 찍지를 못했다. 흔들린 것도 숙소에 와서 사진을 다시 돌려보면서야 알게 되었지만, 뭐 어떠랴. 어차피 소장용인데! 지금 보니 흔들린 꽃도 아름답다.
마지막으로 찍은 사진은 상해역사박물관 좌측에 다소 낯선 건물이 하나 찍혀있다. 더듬이를 쭉 배고 있는 달팽이 머리처럼 생긴 저 건물이 바로 내가 일주일 정도 신세를 졌던 임시숙소 호텔이 있던 상하이스마오광창(上海世茂广场)이다. 앞쪽은 인민광장, 뒤쪽은 난징동루와 맞닿아 있는 이 곳은 상해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에 상해 전경(全景)이 나오면 꼭 등장하는 건물이다. 쇼핑몰과 호텔이 함께 있는 건물인데, 상해 관광객들이 흔히 들르는 m&m's 매장이 바로 여기 있다. 내가 임시숙소로 묵을 때만 해도 호텔 입구를 리모델링하는 중이라 좀 번잡했는데, 지금은 리모델링이 끝나 많이 깔끔해진 것으로 알고 있다.
2019년 3월 18일 난징시루는 왠지 낯설면서도 들떠 있었다. 물론 그를 보는 내 마음이 그랬다. 상해에 도착한 후 하늘이 처음으로 내게 푸른 하늘을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주어진 시간을 어떻게 의미 있게 보낼지 앞으로 많이 고민해야겠다는 생각을 하던 하루였다. 아래는 그날 위챗에 올렸던 일기를 기록 차원에서 올려둔다.
[중문 일기 in 위챗 모멘트(朋友圈)]
今天上午上海下雨,但下午四点多的时候忽然晴了一时。从南京西路走到人民广场时,看到蓝天立马拍下来了。虽然还不知道这建筑叫什么名字,但它很快把我的心情高兴起来了。这里上传照片留个纪念~
(譯) 오늘 오전에 상해에 비가 내렸다. 하지만 오후 4시쯤이 되자 갑자기 맑아졌다. 난징시루에서 인민광장으로 걸어오던 중, 파란 하늘을 발견하고 바로 사진을 찍었다. 비록 저 건축물의 이름이 뭔지는 잘 모르지만, 건물과 하늘이 어우러진 풍경이 나를 기분 좋게 만들었다. 그래서 여기에 기록해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