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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Nov 21. 2022

학구방72소시 (学区房72小时)

네가 행복하다면


■ 원어 제목: 학구방72소시 (学区房72小时)

■ 영어 제목: If You Are Happy

■ 장르 : 드라마

■ 년도 : 2019

■ 감독 : 陈晓鸣

■ 주요 배우 : 管轩, 徐幸, 傅淼 등



. 한동안 또우빤에서 높은 랭킹에 있어서 보려고 찜해둔 영화. 내용이 더 현실적일 수 없을 만큼 현실적이어서, 영화보다는 오히려 다큐멘터리에 가깝다. 유명한 배우가 나오진 않는다. 그냥 다큐멘터리라고 생각하고 보면 된다. 


. 한국에도 '학군'이라는 것에 따라 이사를 다니는 부모들이 있는데, 중국에도 '학구방(学区房)'이라고 하여 좋은 학군에 있는 집을 일컫는 단어가 있다. 좋은 학군에 있는 집, 즉 이 학구방을 얻기 위해 부모들은 맹모삼천지교를 마다하지 않는다. 수요가 많으니 학구방은 당연히 비싸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제대로 한 식구가 살 수 있을 만한 조건의 학구방은 비싸다. 만약 좀 저렴한 학구방을 구하고자 한다면 평수가 터무니없이 적거나 구석진 데 있는 집을 구해야 한다. 그렇게 되면 조건상 가족 모두가 함께 살기는 어렵고 결국 아이 혼자, 혹은 부모 한쪽만 아이와 함께 사는 것을 택할 수밖에 없다. 중국 도시, 특히 1·2선 도시에는 이런 이유로 엄마 혹은 아빠와 단둘이 사는 아이들이 많다. 


. 영화 속에는 1선 도시 상하이에서 좋은 입지의 학구방을 얻을 돈을 마련하기 위해 갖고 있는 집을 72시간 안에 팔아야 하는 아빠가 나온다. 놀라운 것은 그 아빠가 학구방을 구하는 목적이 아이를 명문 초등학교(重点小学)에 보내기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초등학교부터 좋은 곳을 가야 에스컬레이터식으로 고등학교까지 쭉 이어질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리고 그와 대조적으로, 아들을 위해 신혼집을 얻으려고 하는 엄마도 나온다. 둘 다 자식이 행복했으면 하는 마음으로 하는 일인데, 그 과정은 지난하고 결국 무엇을 위한 집 얻기인지 나중에는 모호해져버린다. 영화는 그 씁쓸한 현실을 이야기한다.


. 이 영화는 감독의 처녀작인데, 실제로 감독이 상해음악학원 앞의 주택에 살 때 주거 환경이 좋지도 않은 좁은 집이 엄청난 가격에 거래되는 것을 보고 영감을 얻어 언론인의 시각으로 영화를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기획한 영화라고 한다. 


. 영화의 영어 제목은 "If you are happy". 네가 행복하다면. 하지만 그들이 하는 이 행동들이 정말 자녀들을 행복하게 만들어줄까? 아니면 그렇게 믿는 것이 맹목적인 자신의 행동을 합리화할 수 있는 유일한 수단인 것일까. 



[譯] 주말 극장 : <학구방 72소시>. 상하이에서 학구방(学区房)을 얻으려는 아버지와 아들을 위해 신혼집을 구하고 싶은 어머니의 이야기. 중국인들이 얼마나 '집'을 중요하게 생각하는지 알 수 있다. 다큐멘터리 같은 영화, 더 현실적일 수 없는 내용, 풍자적인 느낌도 들고.. 나쁘지 않았다. 영화가 끝날 때쯤엔 실제 인터뷰도 나오는데, 어떤 사람의 말이 무척 인상적이었다. "살 수 있는 학구방은 주변 환경이 좋지 않고, 주변 환경이 좀 나은 학구방은 우리 주머니 사정이 좋지 않아 살 수가 없네요." 아이를 위하는 것은 당연한 일인데, 이게 정말 아이를 위한 일인지.. 부모인 가장들은 이 점을 진지하게 생각해봐야 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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