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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볕이드는창가 Nov 29. 2022

대홍등롱고고괘 (大红灯笼高高挂)

슬픈 여인들의 초상


■ 원어 제목: 대홍등롱고고괘 (大红灯笼高高挂, 따홍덩롱까오까오꽈)

■ 영어 제목: Raise the red lantern

■ 장르 : 드라마

■ 년도 : 1991

■ 감독 : 张艺谋

■ 주요 배우 : 巩俐,何赛飞,曹翠芬,金淑媛 등



. 장이모우 감독, 공리 주연의 아주 유명한 영화. 베니스 국제영화제 수상작. 한국에는 <홍등>이라는 제목으로 알려져 있다.


. 19년 이 영화의 촬영지 산시 교가대원을 갔을 때 영화를 다시 봐야겠다 싶긴 했는데, 막상 그때는 못 보고 1년이 지난 시점에 보게 되었다.


. 영화는 쑤통의 소설 <처첩성군>을 원작으로, 민국 시기, 대학을 중퇴하고 가족의 강요로 한 집에 첩으로 들어가게 된 쏭롄(颂莲)이라는 여자를 통해 처첩들의 갈등과 그로 인해 벌어지는 비극을 그린다. 처음 집에 들어갔을 땐 멀쩡했던, 심지어 고등교육을 받은 한 여인이 좁은 집안에 갇혀 살아가면서 어떻게 미쳐가는지를 아주 슬프게 보여준다. 일부다처제, 오랜 관습이 어떻게 여인들을 묶어놓는지를 보여줌.


. 원작 소설의 배경은 중국 강남(江南), 아마도 예전 사람들이 풍류를 즐기던 장소가 주로 강남이어서 '여성' 하면 강남이라는 이미지 때문일 것인데, 장이모우는 영화화를 결심하면서 그 배경을 북방의 교가대원으로 변경하였다. 영화의 주제를 관통하는 오래된 관습, 규칙(规矩)을 보여주기에는 둥글둥글한 곡선미의 남방보다는 사각형, 직선미를 가진 북방이 더 딱딱해 보이고, 적합하다고 생각했기 때문. 또 교가대원의 구조상 위에서 아래를 내려다보고 찍을 수 있는 장점이 있어 이 역시 감독을 사로잡은 포인트라고.


. 장이모우의 뮤즈라는 공리. 나는 이 영화를 보고 왜 그런지를 여실히 깨달았다. 반항적이고 자기애가 강한 쏭롄의 이미지를 그녀는 외형만으로(!) 충분히 잘 보여준다. 연기는 덤! 그렇기 때문에 후반부에 그녀가 보여주는 '관습에 적응한' 슬픈 모습이 더 크게 다가오는 것 같다. 명작은 명작, 추천!



[譯] 교가대원에서 찍었다는 영화. 아마 오래전에 한 번 보긴 봤을 텐데, 기억이 잘 나질 않아서 다시 한번 봤다. 등이 올려진 사람만 음식을 시킬 수 있고, 어르신이 좋아하는 사람만 발언권을 갖고.. 당시 실제로 이런 일이 발생했을 것 같은데 정말 잔혹한 계급사회다. 바깥에서 아무리 공부를 열심히 했어도 이 집의 오래된 규칙은 피해 갈 수가 없다. 처음엔 이 규칙을 업신여기던 쏭롄(颂莲)도 이후에는 어르신의 사랑을 받기 위해 맞춰가는 모습이 소름 끼친다. 아랫사람들에게 가혹하게 대하는 일이 밖으로 새어나갈까 늘 조마조마해하는 어르신도 자신의 여자들에겐 그렇게 대하니.. 참 무섭다. 개, 고양이, 원숭이처럼 살지 인간처럼 살지 못하는 영화 속 여자들이 참 불쌍하다. (*相貌가 아니고 像猫를 쓰려고 했던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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