범인가 (凡人歌)

믿고보는 정오양광正午阳光

by 볕이드는창가


260123 看完


殷桃와 王骁가 주연한 현대극. 방영할 때 웨이보에서 워낙 말이 많아서 보고 싶었는데 이제사 시간이 나서 보게 되었다. 정오양광 제작사꺼라 믿고 본다.


殷桃는 커리어우먼부터 일반 백성(老百姓) 역할까지 정말 능숙하게 해내는 배우라 내가 참 좋아하는데, 이 드라마에서는 중산층 집안이 그야말로 풍비박산나는 바람에 정말 그 모든 면모를 볼 수가 있다. 후반부에 가정을 책임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모습은 <인세간(人世间)>의 郑娟을 떠올리게 함. 남자주인공 王骁는 사실 이전에 몇개 드라마에서 본듯한 얼굴이긴 한데 주연으로 각인된 배우는 아니었는데, 이 드라마를 보고 왜 이 사람을 골랐는지 알게 됨. 약간 참모형 회사원의 얼굴도 갖고 있지만 좀 억울한(?) 얼굴도 있어서 딱 남자주인공에 부합하는 얼굴.


"사는거 쉽지 않지만, 우린 계속 노력하고 있어. (生活不易, 我们仍在努力)" 라는 극중 대사가 이야기하듯 이 드라마는 끊임없이 노력하는 부부의 모습을 보여준다. 부모와 자식을 지켜내고 가정을 지켜내고 통장 잔고를 지켜내기 위해... 곳간에서 인심 난다고, 화목했던 주인공 부부도 현실의 벽 앞에 점차 웃음이 줄어드는 모습이 나타나게 되는데, 그때 殷桃의 매력이 빛을 발한다. 어쩜 이렇게 배역에 찰떡인지!


이 드라마는 '책임'에 대해 말하는 드라마다. "결혼하는 것과 안하는 것 모두 장단점이 있지. 네가 할 수 있는 건 선택하는 거고, 그 선택에 대해 책임을 지는 것 뿐이야. (结婚和不结婚各有各的好,各有各的不好。你能做的就是选择,然后对你的选择负责任。)" 극중 여자주인공의 대사를 들으며, 인생에서 우리가 '선택에 대해 책임을 져야하는 대상'이 결혼 뿐일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작중 인물들은 드라마 속에서 몇가지 큰 선택들을 한다. 아이를 지우기도 하고, 오래 사귄 연인과 헤어지기도 하고, 그동안 열심히 일한 회사를 그만두기도 하고. 그리고 그 선택에 어떻게든 책임을 지려고 노력한다. 그게 우리 보통사람들(범인, 凡人)의 삶이다. 선택에 어떤 방식으로든 책임지지 않으면 인생의 다음 챕터는 오지 않으니까.


솔직히 전반부에 비해 후반부가 좀 대충만든 느낌이 있긴 하다. 대단원 만들려고 억지로 끌고가는 느낌도 들고, 결말을 너무 빨리 낸 것 같은 촉박함도 있다. 특히 沈磊 이야기는 다 사족같이 느껴진다. 또... 아이가 있는 주인공 부부는 점점 체면을 내려놓는 법을 배워가는데 아이가 아직 없는 부부나 커플들은 저마다 자기 자신을 찾아가는 선택들을 하는 걸 보니 확실히 아이가 생기면 그만큼 행동의 자유가 줄어드는구나 싶어 좀 씁쓸하기도 하고. 여자 인물들이 직장에서 겪는 일들은 거의 하이퍼리얼리즘급이라 무섭기까지...


어쨌든, 일을 놓으면 안된다는 교훈을 주는.. 현대극이었다. ㅋㅋ 볼만함. 편수 제한 없었다면 엄청 질질 끌었을 것 같은데 편수 제한으로 오히려 컴팩트해진 느낌이다. 추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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