꼭 29번의 크리스마스 - 1 드레스덴
첫 번째 크리스마스 도시에 도착하다 : 12월 1일 - 5일 드레스덴 (4박 5일)
꼭 1번의 잠, 첫 번째 도시에서의 첫 번째 크리스마스
한 달에서 길게는 세 달 내내 크리스마스로 반짝이는 유럽의 도시들
크리스마스 마켓으로 유명한 수많은 도시들 중
29번의 잠을 청하기도 아까운 화려한 30번의 낮과 밤을 보낼 최적의 장소에 도착하기 위해
얼마나 많은 글과 사진들을 설레는 마음으로 들여다봤는지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반짝이는 모든 곳에 머무를 수 없으므로
단지 몇 개의 선택만을 해야 했던 게 얼마나 아쉬웠는지 그런 어지럽고 행복한 마음 중의,
첫 번째 선택은 동쪽 독일의 드레스덴이었다
Dresden
12월 1일 목요일 memo
기차예약 / 프랑크푸르트 -> 드레스덴 노이슈타트역 DB예약 (19.9유로~ )
2인 48유로 예약 완료, am 7:18 ICE Direct
더 웨스턴 벨뷰 드레스덴 호텔 / 90% 선결제 - 10% 현지 결제 (도시세, breakfast 불포함)
pm15시 체크인 - pm12시 체크아웃
지금부터는 모든 순간이 이곳의 시간으로 흘러간다
불편한 비행기와 낯선 침대 위에서 자고 깨기를 반복한 길고 긴 11월 30일이 지나가고
12월 1일이 되었다 그렇게 고대하던 12월이 시작된 것이다
기차역으로 갔다
역 안은 새벽부터 향긋하고 고소한 커피와 빵의 향기로 가득 채워져 있었고
이른 아침의 거리보다 더 활기가 넘쳤다 12월의 첫날
어쩔 수 없는 기분이, 긴 크리스마스를 즐길 첫 설렘이, 그곳에서 폭발했다
같은 모양이지만 전혀 다른 맛과 향의 커피와 샌드위치가
이른 아침의 허기를 채우는 첫 크리스마스 맞이 음식이 되었고
기차 출발 시간보다 넉넉하게 여유를 두고 역에 들어선 건 칭찬할만한 일이 되었다
추가해서 산 빅사이즈의 프레즐 3개는 기차 여정에 무드를 더하기 위한 아이템이었다
동굴의 겨울 속 같은 프랑크푸르트 기차역에서 30여분 정도 드레스덴행 기차를 기다리는 일은
기다림의 연속이지만 지금까지의 기다림과는 다르고 여전히 겨울의 온도지만
오늘은 견딜 수 있는 추위라는 점이 달랐다
도착한 기차에 올라 DB카페에서 2.8유로짜리 탄산수와 커피를 사서 프레즐까지 먹어 치운다
자리를 찾고 캐리어를 짐칸에 올리고 맛있게 먹는 일을 연달아하는 것이
둘이라서 수월하고 둘이라서 즐거웠다 둘이라서 좋은 게 많아 둘이서, 기뻤다
둘 다 기차 멍을 때리다가 도착 즈음 정신을 차려 드레스덴 노이슈타트 역에서 잘 내린 건 다행인데
드레스덴은 비와 바람이 도시를 장악하고 있었다
서쪽 유럽보다 겨울의 매서움을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동쪽 유럽의 도시, 드레스덴
크리스마스는 겨울이고 겨울은 추운 게 당연하고 그 당연한 것을 충분히 즐길 준비가 된 우리에겐
겨울 도시의 비와 바람은 견디기 쉬운 쪽에 속했다
찾고 나면 바보 같은 자신이 우습기만 한 길치들의 도돌이표 길 찾기가 조금 애를 먹였지만
좀 많이 헤매고 좀 많이 묻고 좀 많이 걷고 좀 많이 비를 맞았지만
유럽에서 비 오는 날 웬만해서는 우산을 쓰지 않는 것처럼, 어차피 짐 때문에 우산 들 손도 없어서,
우리는 첫날 맞은 비처럼 앞으로도 쭉 비를 맞을 각오쯤은 되어 있기도 했다
곡절 끝에 도착한 호텔의 체크인 시간은 3시였는데 어쩐지
12시경에 도착한 우리가 체크인을 할 수 있었던 건 12월의 도시가 선물한 친절이었겠지
미리 예약해 두었던 정갈하고 아늑한 호텔 방에서 마음이 스르르 놓이고 몸도 스르르 녹았다
그곳에서 서둘러 가장 먼저 한 일은 짐을 푸는 일보다 오랜 시간 묵은 찝찝함을 씻어내는 일
개운하게 씻고 여유 있게 머리를 말리고 천천히 새 옷으로 갈아입고 짐을 정리해 두고
당장 나가고 싶은 마음을 재촉하지 않았던 것은 노곤함 때문이기도 했지만
드레스덴에서의 잠은 아직 4번이 남았고 오늘은 겨우 여정의 첫날이었기 때문이다
엘베강 위 넓고 길게 드리운 다리를 건넌다
그것은 구시가지로 향하는 길 크리스마스 속으로 냉큼 들어가는 길
그곳에서 점심 겸 저녁을 해결할 생각이었다 사실 먹는 것보다
어서 빨리 크리스마스 마켓의 소란 속에 소란을 더하는 북적거리는 인파에 합류하고 싶었다
첫날의 첫 경험은 앞으로의 날들과 경험에서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걸
드레스덴의 구시가지 풍경이 소원을 이뤄주듯 이루어 주었다 그래서 내가, 우리가, 여기 오려고 했었지
축축하고 차가운 공기가 살이 드러난 곳에 철썩철썩 들러붙어 떨어지지 않는
드레스덴의 추위는 상당했지만 들뜬 마음에 상당한 영향을 끼치진 못했다
우리네 도시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크리스마스의 악몽' (팀 버튼 감독의 영화)이
바로 여기 있었으므로
겨울의 크리스마스를 위한 뜨거운 와인, 글루바인과 독일 현지의 독일 소시지 & 포테이토
야외 스탠드 테이블에서 추위를 감내하며 먹는 맛은 분명 잊을 수 없을 경험이었고
이제 막 체감한 긴 크리스마스의 첫 단추를 제대로 끼웠고 거기에 충분히 만족한 우리는
다름 날을 기약하고 조금은 이른 저녁 시간에 숙소로 돌아왔다
pm6시경 친구는 먼저 잠이 들었고 나는 이것저것 읽고 메모하고 일기를 쓰고
침대에 누워 와이파이를 연결해 SNS를 하다가 불을 켠 채 어느 때엔가 잠이 들었다 아마도
이곳에서의 시간대로 흘러가지만 우리는 아직 삐걱거리는 중이었던 것 같다
후끈거리는 중앙난방으로 데워진 공기 때문에 여러 번 뒤척이다가 am3시경 잠깐 깨고
이불속에서 버티고 버티다가 am4:30경엔 침대 옆 조명을 켜고
총력을 다해 좀 더 잠을 청한 후 am5:20경 최종 기상
우리는 이른 잠을 자느라 지난밤에 건너뛴 수다를 떨며 am6:30에 오픈하는 조식을 기다렸다
이미, 12월 2일이 되어 있었다
+
그리고, 드디어, 드레스덴 구시가지 크리스마스 마켓