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런치에 손을 놓은 지 꽤 되었다.
글을 쓰다 보니 상대적으로 아이나 집에 신경을 덜 쓰고 있다는 걸 알아차린 건 아이의 학기 말이었다. 그리고 학기 말의 끝은, 겨울 방학이라는 커다란 이벤트와 맞닿아 있었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아이와 시간을 보내다 보니 글을 쓸 시간도, 읽을 시간도 줄어들었다. 읽지 않으니 댓글을 달 수도 없었다. 이러다 글쓰기에 아예 손을 놓게 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도 들었다. 글쓰기는 시간을 내어서라도 해야 하는 인내심과 탄력성이 요구되는 일이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간간히 도둑놈처럼 브런치에 들어와 방(榜) 같은 글을 올렸다. 감사하게도 내가 댓글을 달아드리든 달아드리지 않든 좋아요에 눌러주시고 댓글을 달아주시는 분들이 계셨다. 그분들이 내 바짓가랑이를 꼭 잡고 있어 주셔서 어떻게든 브런치와 글쓰기를 완전히 놓치는 않았다.
내가 간간히 써 놓은 글에 댓글을 달아 드리는 분들 위주로 아이와 잠시 분리될 때 짬짬이 들려 재 방문을 하게 되거나 타이밍이 딱 맞을 때 글을 올리시면 냉큼 캐치해서 급히 단말마 같은 댓글을 남기고 다시 여유가 될 때야 댓글을 달았다. 그 사이, 글쓰기를 포함한 개인적인 생활 루틴이 무너졌다.
개인적인 루틴이 무너졌다는 건, 하루가 아내와 엄마, 그리고 주부의 역할로만 돌아가고 있다는 뜻이기도 했다. 주부로 눈을 떠 아내로 출근해 배우자를 배웅하고, 아내 를 퇴근한 후 나는 다시 아이의 엄마로 출근한다. 아이를 학교에 보내고 나면 엄마로서는 퇴근이지만, 곧바로 주부로 다시 출근한다.
빨래를 돌리고, 마른빨래를 걷어 개어 소파 머리에 올려둔다. 개어진 옷 더미들을 각자의 방에 넣고 청소기를 돌린다. 세탁기가 멈추는 소리에 맞춰 빨래를 넌다. 빨래를 다 널고 나면 아침 설거지를 하고, 점심을 만들고, 그러면 다시 주방은 엉망이 된다.
그런 사태를 온종일 반복하다 보니, 겨우 짬이 생겼을 때는 그저 멍하니 뇌를 내려놓고 싶어졌다. 그래서였을까. 어느 날 아이에게 전화가 왔다. 자신이 나에게 추천하고 싶은 책이 있다고 했다. 나는 선뜻 말했다.
“그래, 빌려와.”
사실 기대가 되었던 것도 사실이었다.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10만 부 기념 교보문고 단독 리커버)
그렇게 내 손에 쥐어진 책은 일홍 작가님의 <행복할 거야.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였다. 내가 언젠가 빌려 읽다가 내 취향이 아니라 내려놓았던 그 책이 다시 내 손에 쥐어졌다. 아이의 반짝이는 눈을 보며 차마 내가 읽었고, 내 취향이 아니라는 말을 하기가 어려웠다.
다.. 다정함은 지능 이랬어. 나는 지금 최고로 다정한 엄마인 거야. 어서 행복한 미소를 지으라고!
그래서 가식적으로 미소를 지어 보이며 시간을 벌었다. 아이에게 고맙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그렇게 며칠이 지나자 아이가 반짝이는 눈과 기대에 찬 목소리로 나에게 물었다.
“엄마 내가 빌려준 책 어땠어~?”
문제의 그 책
뒷 이야기가 궁금하십니까? 궁금하시냐고요! 궁금하시면 소리 질러.. 'ㅁ'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24시간 후에 공개됩니다.
는 아니고 글을 너무 길게 적는 편이라 짧게 적어보고 싶었으나.. 실패한 흔적입니다. 그리고 글을 너무 안 올려서 한 편을 두 편으로 쪼개서 올려보자는 꼼수이기도 합니다. 어흐흐흑 OT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