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와 브런치의 다른 점은 과연 무엇일까.
오래전부터 네이버 블로그를 해왔다.
어느새 올린 글이 700편이 넘었고 누적 방문객도 100만 명이 넘었다.
광고성 글이나 남이 작성한 글은 한 편도 올리지 않았다.
700편 넘는 글이 모두 순수하게 한 글자씩 직접 작성한 글이라 나름 뿌듯한 것도 있다.
그런 나에게 어느 날 친구가 말했다.
"너 글 쓰는 거 좋아하지? 그럼 브런치 해봐. 요즘은 브런치가 대세야."
나는 친구의 말을 듣고 생각했다.
'브런치랑 다른 블로그랑 도대체 다른 게 뭐야. 똑같은 거 아냐?'
친구의 권유를 듣고도 몇 달 동안 별 관심이 없었고 수 차례로 권유를 더 받은 후에야 드디어 브런치에 글을 올리기 시작했다.
블로그나 브런치를 하는 사람들이 원하는 것은 똑같다.
누군가 내가 작성한 글을 읽어주기를 바라는 것!
물론 자기만의 세상을 창조하기 위해 글을 쓰는 사람도 있겠지만 그들도 마음속 일부분에서는 누군가 자신의 글을 읽고 공감하고 소통하기를 어느 정도는 바라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공개적으로' 온라인에 올리는 것이다.
블로그에 수백 편의 글을 올리면서 느낀 점은,,,,
사람들이 찾는 글과 내가 스스로 만족하는 글 사이에는 확연한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오랜 시간 고민하고 정성 들여 작성한 글은 별로 인기가 없다.
그보다 이미지 자료가 많이 삽입되고, 유행에 편승하는 글들이 조회수나 방문자수가 훨씬 높다.
그런 글들은 주로 맛집, 영화, 연예인 관련 얘기를 다룬 것들이다.
하지만 가끔은 그런 가십거리들보다 내 속마음과 나의 일상, 가치관들을 얘기해보고 싶은 충동을 느낀다.
물론 아무도 관심이 없겠지만 그럼에도 '임금님 귀는 당나귀 귀'를 외친 동화 속 주인공처럼 아무도 없는 대나무 숲에서라도 내가 쓴 글을 뿌려보고 싶다.
나와 비슷한 생각을 가진 사람이 좀 더 많이 모인 곳이 브런치일까?
그것이 브런치와 블로그의 차이일까?
브런치에서는 좀 더 그런 소통이 가능할까?
글이라면 이미 수백 편 넘는 글들이 내 하드 드라이브에서 업로드되기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다.
소설, 수필, 시, 영화감상문, 독서감상문, 여행 감상문 등등...
하지만 누가 그런 글들에 관심을 가질 것인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는 글들이 과연 글로써 가치가 있는 것일까?
브런치.
글이 작품이 되는 공간.
한 번 시작해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