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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기스칸스 May 20. 2016

곡성, 요즘 대세 영화 곡성에 대하여

한국식 엑소시스트? 한국식 오컬트 영화? 곡성에 대한 후기

오랜만에 밥을 같이 먹던 친구가 말했다.

“야 곡성 봤어? 정말 대박이야. 내 인생 영화 10편 안에 들 정도야.”

“진짜? 그 정도야?”


평소 실없는 소리를 자주 하는 친구가 아니기에 난 ‘곡성’이란 영화에 단번에 관심을 갖게 됐다.

쇠뿔도 단김에 빼라고,,,, 그날 저녁 바로 극장을 찾았다.


영화를 다 보고 다른 사람들의 영화 후기를 봤다.


세상에~~


원래 영화는 스포일러를 안 하는 게 일종의 매너이다.


그런데 이렇게 스포와 내용 해석이 많이 올라온 영화는 처음인 것 같다.


그 이유는,,,

영화를 안 본 사람보다 영화를 이미 본 사람이 이 영화에 대해 더 알아보기 위해 다른 사람의 감상문을 찾기 때문이다.


그렇다.

이 영화를 보면 보고 나서 끝이 아니다.

반드시 다른 사람의 후기를 찾아보게 만드는 영화.. 

그것이 바로 곡성이다.



영화를 소개해보겠다.




곡성

THE WAILING, 2016

한국, 156분

감독 : 나홍진

주연 : 곽도원(종구), 황정민(일광), 쿠니무라 준(일본인), 천우희(무명)









"절대 현혹되지 마라"





<<<<스포일러 포함>>>>




"절대 현혹되지 마라"라는 포스터 문구와,,

성경의 구절 인용으로 시작하는 영화....


처음 영화를 보며 떠오른 것은 ‘살인의 추억’과 같은 느낌이다.

살인사건, 시골마을, 어벙벙한 경찰….


‘곡성’이라는 조그만 시골 마을에 끔찍한 살인사건이 일어나며 영화는 시작한다.


주인공 ‘종구’는 곡성의 경찰이다.

덩치는 크고 경찰이지만 완전 초식남인 이 남자는 끔찍한 사건을 대하며 점점 인격의 변화를 맞는다.


<’곡성’이란 마을의 경찰 종구. 이 마을 토박이로 경찰이지만 겁도 많고 순수한 초식남이다. 

프로페셔널한 경찰을 기대했다면 노노~!~!>


<등장 인물들의 억양으로 보아 ‘곡성’의 공간적 배경은 전라도 어느 마을 쯤인 듯 하다.

평화롭고 단조로운 농촌 마을에 끔찍한 살인 사건이 연달아 발생한다.>




유례가 없는 살인사건,,,

살인자는 피해자의 주변인으로 정신이상 증세를 보이고,,,

종구는 이 살인사건이 외부에서 온 ‘일본인’과 관계가 있다는 아무런 근거 없는 마을의 소문에 점점 귀를 기울인다.


이것이 영화의 첫 번째 궁금증이다.


과연 살인은 외지에서 온 일본인과 관계가 있는 것일까?

단순한 텃세로 인한 오해가 아닐까?

일본에 대한 반감으로 생겨난 편견이 아닐까?



<단란하고 평화로운 가정… 아버지와 딸. 역시 딸 사랑은 아빠지~!!>



<영화의 전반부에 가족의 모습이 평화롭게 묘사될수록,,, 관객이 느끼는 심리적 긴장감은 커질 수 밖에 없다. 

관객들은 그 단란하고 평화로운 가정이 곧 깨질 것이라는 확신에 가까운 예상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아름다움과 대비되는 끔찍함… 

영화는 점점 끔찍한 결말로 다가가고 있었다.>



<곡성이란 마을에 나타난 외지인.. 일본 사람이다. 실제로 이 배우는 일본 배우라고 한다.

대사는 거의 없지만 영화의 많은 등장인물 중에서도 가장 강력한 카리스마를 뽐내는 캐릭터다. 

존재감 만큼은 영화 중 갑이라 할 만하다.>




사람들은 귀신이 씌운 듯 살인을 한다.

그리고 그런 증상이 드디어 종구의 가족,,, 종구의 어린 딸에게 나타난다.


종구는 급해지고 결국 무당을 부른다.

신묘한 듯한 무당 일광(황정민)이 나오는 것은 영화가 시작하고 한 시간이 지난 후다…


이 영화는 초반 배경 설정에 꽤나 많은 시간을 투자하고 있는 것이다.



<연달아 발생하는 살인 사건을 조사하며 점점 외지에서 온 일본인에게 의심을 갖는 종구.

산 속에 혼자 사는 일본인의 집에 몰래 찾아가는 모습이다.>



<이 약초는 뭔진 잘 모르겠으나 영화의 초반과 후반에 나오며 강력한 복선 역할을 한다.

아마 귀신이나 악귀를 쫓는 용도로 사용하는 약초인 듯 하다.>



사실 친구의 강력 추천으로 봤지만 초반 부분엔 영화가 지루했다.

별다르게 관심을 휘어잡는 매력 포인트가 없었다.


살인사건의 전개는 ‘살인의 추억’을 떠올리게 했고, 

소녀에게 귀신이 씌워지는 장면은 전형적으로 ‘엑소시스트’를 연상시켰다.

귀신이 들어간 ‘엑소시스트’의 소녀에 비하면 ‘곡성’의 소녀는 다소 밋밋하게 느껴질 정도였다.



<효진아 괜찮아~!~! 사람들은 한 명 씩 귀신들어 주변 사람들을 죽이고 본인도 완전히 미쳐버린다.

그런 증상이 종구의 딸 효진에게 나타난 것!@!@!@!@오 마이 갓~!~! 내 딸 어떡해??>



<이렇게 상큼했던 효진이가…..>


<이렇게 살벌하게 변해버렸다………>



다음엔 엑소시스트의 사진을 몇 장 올려보겠다.

심약한 사람들은 다소 잔인한 사진이 있을 수 있으니 아래 사진을 안 보시길 추천한다.


<소녀의 몸에 악귀가 들어가고, 그 악귀를 물리치기 위해 애쓴다는 점에서 ‘곡성’은 자연스레 공포영화의 고전 ‘엑소시스트’를 떠올리게 했다. 

위 사진은 엑소시스트의 한 장면이다. 너무나 선해보이고 평범해 보이는 한 소녀.. 

하지만 악귀에 들고나서 그녀의 모습은 끔찍하게 변하고 만다.>



<너무나도 유명한 ‘엑소시스트’의 계단 내려오기 장면.>


<소녀는 모습도 끔찍히 변하고 목소리도 변하며 심지어 몸에 글씨가 새겨지기도 한다.

이로써 소녀의 정체성은 사라졌으며 다른 인격이 형성됐음을 확신할 수 있다.>



<인간으로서는 도저히 할 수 없는 행동들. 목이 돌아가고, 공중 부양하는 등등..

관객은 영화를 보며 소녀의 몸 속에 악마가 들어갔다는 확신을 하게 된다.>



<퇴마의 수단으로 등장하는 것은 바로 카톨릭. 신부이다. 퇴마 의식을 시행하고 있다.

‘곡성’에서는 한국판으로 신부 대신 무당이 나와 퇴마 의식을 치른다.> 




굳이 <엑소시스트>의 사진을 첨가한 이유는 <곡성>과 비교하기 위해서다.

<곡성>의 효진은 사실 정확히 악마가 들어갔다고 확신할 만한 근거가 부족하다.


효진은 성격이 변하고 공격적이 되며, 식성이 변하고, 잔인한 행동을 하고, 욕을 한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녀 몸 속에 악마가 들어갔다고 볼 순 없다.

과학적으로 접근하면 오히려 정신질환으로 판단하는 것이 더 합리적일 것이다.


<엑소시스트>에서처럼 초자연적인 현상을 <곡성>에서는 보여주지 않는다.

때문에 관객들은 마지막까지 약간의 의심을 남겨놓을 수 있다.


혹시 악마란 없는 게 아닐까? 

그냥 환각 증상과 정신분열증일 수도 있지 않을까?

모든 게 주인공의 착각은 아닐까?


하지만 이에 대한 확실한 대답을 영화는 마지막에 내어놓는다.

이 영화의 진정한 재미는 후반부에 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황정민이 등장하고도 몇 십분이 지난 후…..

종구와 마을 사람들이 일본인의 집에 쳐들어간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영화의 몰입도가 높아지는 것 같다.



<퇴마(?),,, 귀신을 쫓기 위해 종구 가족이 고용한 유명하다는 무당 일광의 등장.

그의 등장부터 영화는 몰입도를 높여 간다.>



<종구 왈 "우리 딸 좀 살려 주소…"

일광 왈 "알았으니께 내 말 잘 들으소.">



<자,,, 신명 나는 살풀이 한 판`!~!

역시 황정민… 왜 황정민이 대단한 배우인지 이 영화를 보면 다시 확인할 수 있다.

그가 굿을 하는 장면이 꽤 길게 연출되는데 강렬하고 자연스런 연기를 보여준다.>




그렇다.

이런 저런 상황들을 유추해 본 결과,,, 종구는 사건과 일본인이 관계가 있다고 확신한다.


하지만 입을 닫고 아무 변론을 하지 않는 일본인.

종구는 자신의 딸까지 귀신에 들리자 일본인에 대한 반감이 극에 달하고 폭력적으로 변한다.


인격의 변화…

초식남이었던 주인공 종구의 변화… 


이 부분이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어떤 메시지를 담고 있는 듯 하다.

사람이란,,,, 

이러이러한 존재라는 것…



<악마는 딸 효진만 홀린 것이 아니다. 

어느덧 딸의 변화에 동화되어 아버지 종구마저도 평정심을 잃고 만다. 

점점 폭력적이 되고,,, 점점 상식에서 벗어난 행동을 한다. 

사랑하는 딸이 귀신에 홀렸으니 어쩔 수 없었을 것이다.

과연 종구의 최후는?:>




어쨌든 영화의 후반부로 달려보자.

귀신을 쫓기 위해 일광이 신나게 굿을 하고,,,

사람들(극 중 인물과 관객들 모두,,,,)도 일본인이 악마라고 확신한다.


그러던 중….

거의 비중이 없었던 무명(천우희)이 나타난다.


헉…..



<짜자잔,,,, 사실 무명(천우희)은 꽤나 초반에 등장한다. 이 장면도 초반 장면이다.

종구에게 돌멩이를 던지며 다가오는 여자. 그냥 정신나간 여자 캐릭터인 줄 알았다.>



<헉… 근데 정신나간 여자 치곤 너무 예쁘다…. 비상식적으로 예쁜데….

무명은 영화 후반에 강력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영화의 판도를 뒤엎는다.>




난 친구의 말을 계속 떠올렸다.

‘이 영화 정말 대박 영화야~~~’


그렇다.

이대로 일본인이 범인이라면 그다지 뛰어날 게 없다.


반전이 숨어있을 것이다.

그리고 그 반전은 바로 ,,,,,, 무명이 악역이고 일본인은 그런 무명을 견제하는 캐릭터였다는 것…



<근데 이런 장면이 있었나???..... 잘 기억이 안난다.>




하지만 이 정도 반전도 크게 성에 차지는 않는다.

그냥 그 정도 뿐일까?


영화는 마지막에 강력한 장면을 내놓는다.


이 영화의 가장 몰입력 있는 장면은 종구가 무명의 앞에서 고민하는 장면이다.


무명은 일본인이 귀신이며 일광도 일본인과 같은 편이라고 종구에게 말한다.

반면 일광은 무명이 귀신이라고 종구에게 말한다.


무명은 말한다.

“새벽에 닭이 세 번 울 때까지 기다려. 그 전에 집에 가면 너희 가족은 다 죽어.”

일광은 말한다.

“그 여자가 귀신이야. 당장 딸이 있는 집으로 돌아가. 절대 여자의 말에 현혹되지 마.”


집에 가지 말라는 무명과 당장 집에 가라는 일광.

그 선택의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것은 바로 가족들의 목숨이다.


이것은 실로 굉장한 선택의 기로다.

종구는 어떤 의견을 따랐을까….

그리고 그 결과는 어떻게 나타났을까…



<너 내가 누군지 알아?

아마 말해도 믿지 않을껄…..

ㅎㅎㅎㅎㅎㅎㅎ>



반전이 있으리라는 예상은 했지만 영화는 그 예상마저 계획에 넣고 더 한 반전을 만들어냈다.

영화는 관객에게 어떤 상황에 대한 해석을 보여주며 그에 대한 반전이 있을 수 있음을 넌지시 암시한다.

관객들은 영화가 흐름대로 반전을 예상하게 되지만 감독은 그 예상 뒤에 더 큰 반전을 마련해 놓고 후반부에 몰아치며 작품에 대한 집중력을 최대치까지 끌어올린다.


그것이 바로 이 영화가 가지는 장점이다.


영화 내용을 세세하게 따져보자면 이해가 안가는 부분도 있고, 의문이 남는 점도 있다.

이러한 점 때문에 영화를 본 사람이 다시 영화 후기를 살펴보게 되고, 

누가 진짜 귀신인가,, 

캐릭터들의 진짜 정체는 무엇인가.,, 

에 대해 다양하게 의견이 제시되는 것이다.


영화에 대한 정확한 해석은 나도 확신이 없으므로 여기에서는 다른 얘기를 해보자.


마지막 장면,,, 


만약 내가 종구의 입장이었다면,,,,

누구의 말을 믿어야 했을까?

눈 앞에서 집에 가지 말라고 말하는 여자 무명의 말을 믿을 것인가?

아니면 전화로 당장 집으로 돌아가라는 일광의 말을 믿을 것인가?

그리고 판단의 근거는?



<내 말 잘 들으랑께….

그래야 자네 딸이 살어…..>




이 질문은 결국 일본인이 귀신인가? 무명이 귀신인가?에 대한 해석으로 귀결된다.

종구의 입장에선 너무나 어려운 판단이다.


집에 당장 돌아가라는 말과 절대 가지 말라는 말…


이 둘 중 하나만 골라야 된다면 대부분의 아버지는 집에 가는 선택을 하지 않을까?

딸과 가족이 있는 집에 가야 뭐라도 할 수 있으니 말이다.


영화는 마지막 장면에 관객들의 이해를 돕기 위해 확실한 결과를 내어 보여준다.

감독은 그 장면을 ‘없어도 되는 보너스 장면’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후반부 몰아치는 긴장감이 대단한 영화다.

주인공 '종구'의 심정을 이해하며 영화를 따라가면 더 재밌게 감상할 수 있다.


괜히 벌써 300만을 넘은 게 아니었어…

오랜만에 괜찮은 스릴러 작품을 만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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