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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징기스칸스 May 25. 2016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

애도와 슬픔을 넘어 분노까지

강남역 살인사건

논란이 되고 있는 사건에 대하여      


    

강남역에서 벌어진 끔찍한 살인 사건이 사람들 사이에서 큰 논란거리가 되고 있다.

특히 젊은 여자들에게 이 사건은 충격적으로 다가온 듯하다.  

   

주말에 만났던 한 친구(20대 중반 여성, 서울)가 말했다.

“정말 충격적이었어요. 제가 사건이 있기 일주일 전에 그 상점 화장실에 갔었거든요. 혹시 시간이 달라졌다면 그 끔찍한 사건이 저한테 일어났을 수도 있겠죠?”     


어제 저녁 우연히 만난 친구(20대 중반 여성, 대전)가 또 그런 말을 했다.

“저번 주에 강남에 놀러갔는데 너무 무서웠어요. 강남역에서 끔찍한 사건이 벌어졌잖아요.”    


주변 사람들에게 두 번이나 이 사건의 끔찍함에 대해 듣다보니 나 또한 관심이 가서 이런저런 뉴스 기사를 찾아보았다.     


통계를 보면 1년에 일어나는 살인 사건의 횟수는 대략 천 건 정도 된다고 한다.

(미수, 예비, 음모 포함)

그 중 실제 살인죄에 해당하는 사건은 350건 정도 되고 피해자 남녀의 비율은 크게 다르지 않다고 한다.

(2013년 기준으론 남자 162, 여자 180)    

 

통계적으로 보면 대한민국에서는 하루 한 건 정도의 살인 사건이 벌어지고 있는 셈이다.     

그 중에서 ‘강남역 묻지마 살인사건’이 다른 사건들과 다른 점은 무엇일까?

왜 이 사건은 많은 사람들에게 충격과 공포를 주게 된 걸까?     


개인적인 생각으로 이 사건의 충격적인 점은 바로 범행 장소와 범행 동기인 것 같다.  

   

범행 장소,

강남역 상가 화장실.

강남역은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가장 많이 가는 장소 중 하나이다.

위에서 사례를 말했지만 내 주변 친구들 역시 강남역을 자주 간다.

그런 강남역의 일반 상가 화장실에서 사건이 발생했다.

그 곳은 일반 가정집과는 다르게 누구나 갈 수 있는 곳이고, 그것은 누구나 범행의 대상이 될 수 있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더 끔찍한 것은 범행 동기.

대부분의 살인 사건은 감정적 문제나 금전적 관계가 원인이 된다.

하지만 이 사건은 특정한 이유가 없다.

범행의 이유는 희생자가 단지 ‘여자’였기 때문이라는 것...

그래서 이 사건이 ‘묻지마 살인 사건’으로 불리는 것이고 ‘여성 혐오’와 관련이 있다는 의견이 제시되는 것이다.     


하지만 이 두 가지만으론 사건의 엄청난 충격과 파장을 설명하기에 부족함이 있다.

이 사건이 논란거리가 되고 있는 또 다른 이유는 사건과는 ‘별개’의 일에서 찾아볼 수 있을 듯 하다.     


이 사건으로 ‘여성 혐오’란 어구가 매일 뉴스 헤드라인을 채우고 있다.

사건이 발생한 장소는 수많은 여성들의 추모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어떤 뉴스 기사를 보니 이 장소에는 각기 다른 의견을 가진 남성과 여성들이 각각 피켓을 들고 입장 표명까지 하고 있단다.     


살인자는 분명 한 명이다.

그리고 그 살인자는 잡혔다.

살인용의자는 정상인이 아니라 정신질환을 가진 사람이라고 한다.

그럼 사람들은 안심해야 하는데 지금 상황은 그렇지 못하다.

오히려 일부 여성들의 불안감은 더 커지고 있고 분노심도 극심해지고 있다.  

   

며칠 전 점심을 같이 먹었던 직장 동료(20대 중반 여성)는 이 사건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여자들이 진짜 바라는 건 여자들이 활동하기에 좀 더 안전한 사회가 만들어지는 것 뿐이에요.”    

 

하지만 뉴스 기사를 통해 본 현실은 단지 그것뿐이 아닌 것 같아 마음이 먹먹하다.

추모와 슬픔을 넘어 사건 현장에는 어느 정도의 분노가 서려있다.     

가해자는 잡혔는데도 남은 사람들간의 논쟁은 점점 심화되고 있다.


누구를 향한 분노이고 누가 책임을 져야하는지도 모른 채 남과 여 두 집단은 대립(?)하고 있다.

물론 일반화하긴 어렵고 일부 사람들의 일이다.

그래도 서로 협력하고 보완하며 아껴줘야 할 남녀가 다투고 있는 결과가 너무 안타까울 뿐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물론 모든 남녀가 그런 것은 아니니 오해마시길...

신문 기사를 읽다보면 오히려 기사 내용이 남녀 갈등을 부추기는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일단은 여성과 아이들이 지내기에 안전한 사회를 만드는 것이 우리가 해야할 가장 우선적인 일일 것이다.

그런 사회를 만들기 위해 모두가 노력해야겠지만 특히나 '남성'의 노력이 절실히 필요하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빈다. 다시는 이런 끔찍한 사건이 일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

또한 사건을 접하는 사람들의 마음에 불특정한 대상을 향한 분노도 남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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