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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로나무 Mar 13. 2021

별의 순간

일을 하고 있던 오전 10시 10분경 차를 한잔 마시려고 따뜻한 물을 컵에 따르고 있었다. 그 순간 번쩍이는 생각이 나를 스치고 지나가는데 얼른 잡았다. 매순간 완전히 몰입하면서 하루를 보내는 것이 얼마나 소중한 지를 깨달았다. 아 마침내 내 인생에도 이런 순간이 오는구나. 바로 그 순간 지나온 시간들이 다가왔다. 이전에는 내가 했던 시행착오와 실수에 대한 상처가 끊임없이 나에게 다가와 지금 이 순간을 제대로 음미하지 못했다. 그러다가 어느 때부터인가는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생각이  순간을 제대로 느끼지 못하게 가로막았다.


왜 지금 이 순간 갑자기 소위 말하는 '별의 순간'을 느끼게 되었을까?

 

내가 만든 실수로 인해 나를 괴롭히는 상황에서 어느 정도 벗어났기 때문일 것이다.

내가 벌인 실수에 대한 반성은 바로 실수의 순간에서 끝난다. 더 이상 그것을 되풀이하지 않으면 그만인데, 왜 그랬을까 하고 자꾸 생각하면서 자신의 자존감을 계속 떨어뜨리고 말았다. 내가 건드린 상처는 온전히 나에게만 남았다. 상처는 건드릴수록 더 깊어졌다. 그 상처를 건드리지 않고 온전히 두고 교훈은 남기되, 더 이상 생각하지 않게 됨으로써 나는 상처로부터 점점 자유로워지고 있다.


남과 비교하면서 나의 인생을 허비하는 것이 허망하다는 것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나는 남들과 태어난 시간과 환경이 다르다. 다른 유전자를 가지고 있으며 다른 기질과 다른 뇌와 장을 가지고 있다. 좋아하는 것도 다르고 싫어하는 것도 다르다. 다른 배경에서 지금까지 살아온 사람들을 서로 비교하는 것은 애초부터 불가능한 영역이다.  나의 삶이 소중한 것만큼 타인의 삶도 존중하는 마음속에서 비교는 내 삶에서 조금씩 사라지고 있다.


여기에 덧붙여 헛된 생각과 헛된 말을 줄이게 된 것도 원인이다.

하나마나한 소리나, 하고 나면 의미가 사라지는 말들을 줄이게 되었다. 해야 할 말을 하게 되면서 나와 타인이 서로 그 의미의 깊이를 더하게 되면서 헛된 생각이 점점 사라지게 되었다. 명확한 의미를 담은 말을 하려고 노력하면 할수록 말하는 것의 소중함을 알게 되고 내 말이 가닿는 곳에서 누구도 상처 받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이 헛된 말을 줄이게 만들었다. 도움이 되는 말을 하려고 좋은 글을 읽거나 좋은 내용의 영상을 매일 보는 것이 헛된 말을 줄이게 만들었다.


타인의 말은 나에게 상처가 되지 않는다.

타인의 말이 나에게 상처가 되는 것은 내가 끊임없이 생각하기 때문이다. 말은 타인이 했지만 나를 공격하는 것은 결국 나 자신이었다. 나에게 도움이 되는 말은 좋은 말과 행동으로 옮긴다. 나에게 상처가 될 말은 깨끗이 잊어버린다. 그리고 그런 말을 계속하는 사람과는 될 수 있으면 간단하게 말하면 그만이다.

감정적으로 안정되면서 마음의 평화를 느끼는 순간들이 많아졌다.


걱정을 하기보다는 무언가를 하는 편이 낫다는 것을 알게 되다.

나의 영향력이 미칠 수 없는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지 않는다. 그건 내가 할 수 없는 일이다. 내가 영향력이 미칠 수 있는 일에 대해서는 걱정하기 전에 행동으로 옮긴다. 특히 몸에 대한 염려는 운동과 식습관을 조절하면서 조금씩 나아지고 있다. 최근에는 계단 오르기와 더불어 식품에 첨가된 과당을 줄이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 걱정 자체는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


그래서, 쓸데없는 딴생각하지 않고 하루하루 소중하게 생각하고 살아내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이제야 비로소 깨닫게 되었다. 이제 나는 매 순간 별의 순간으로 살아갈 것이다.


지금 여기 이곳에서


인생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우리가 거기에 의미를 부여했을 뿐이다.


인생의 의미란 무엇이든 갖다 붙이면 그만이다.

진정한 의미란 살아있음 바로 그것이다. - 조지프 캠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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