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새로나무 Jan 01. 2022

타인의 시선이 곧 나의 시선

천성이 게을러서 그런지 여태껏 새해 첫 일출을 보러 어디를 가보지 못했다. 늘 타인들이 보내오는 일출 사진을 그저 물끄러미 감상하며 지난해와 올 해의 차이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저 또 다른 어제와 오늘이 지나가고 있다고 생각했다. 아마도 2000년을 맞으며 전 세계적으로 온갖 이벤트와 수많은 구설들이 나에게는 잡소리처럼 들리고 하나마나한 이야기처럼 들려서 그때 이후로 그렇게 생각을 했던 모양이다. 


오늘 아침은 완전히 다른 느낌이다. 타인들이 보내온 일출 사진들을 보면서 완전히 새로운 느낌이 들었다. 그들의 시선이 곧 나의 시선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감각의 영역을 확장하면 타인의 감각 경험에 내가 참여할 수 있고 조금 더 상상력을 발휘하면 그 경험이 나에게로 들어올 것만 같다. 사진 한 장 한 장이 예사롭지 않게 보이기 시작한다. 


나는 나로서 혼자이지만 타인과 연결된 수많은 관계의 끈들이 그 혼자의 외로움을 줄여준다. 그리고 타인의 경험으로 나의 경험을 확장해 나감으로써 나는 더 깊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간다. 그것은 어떤 지역을 여행하는 것과 같다. 새로운 경험을 통해 나를 확장하고 확장된 내가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변모된 삶을 사는 것처럼. 


새해 아침에 이런 생각들이 올 한 해 내내 이어지길 소망한다. 굳이 타인과 비교하는 수고로움과 고통 대신 타인의 경험을 나의 경험으로 타인의 시선을 나의 시선으로 옮겨 놓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내 삶이 한층 더 두터워지고 풍성해지는 경험을 매일 맛볼 수 있다면 얼마나 멋진 인생을 살고 있는 것일까라고 생각해본다. 말이 닿지 않는 곳에 일상의 보물들이 늘 나를 기다리고 있음을 깊이 깨닫는 한 해가 되길 소망하며, 타인들의 시선이 곧 나의 시선이 되는 마음으로 일출 사진들을 감상해본다.


<해운대>  잔잔한 파도 한가운데로 떠오르는 햇살이 눈부시다.


<당진과 어느 지인의 농장> 논과 밭 위로 떠오르는 해를 매일 맞는 농부들의 마음 한편에 다가서 본다. 



<동해와 여수> 산과 물과 하늘과 햇살이 서로를 포근하게 감싸는 것 같다. 



<우면산과 여의도>  서울에서도 일출을 볼 수 있구나. 



<부지런한 선배님이 보낸 사진> 직접 해 뜨는 해변에서 맞는 새해의 감흥은 남다를 것 같네요











매거진의 이전글 브런치에 무언가를 쓴다는 것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