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은 어떤 시간인가? 나에게 아침은 어떤 의미인가? 아침을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가장 좋은가?
나는 나에게 어떤 의미가 있는 사람인가? 그 의미는 언제 어떻게 별처럼 환하게 빛나는가?
오늘 아침에 이런 시시껄렁한 생각들을 하면서 헬스장 문을 열었다. 아무도 없는 조용한 이곳에서 전등불빛을 비추지 않아도 눈부신 햇살과 빛들이 창을 통해 헬스장 바닥에 사선으로 꽂히는 광경조차 아름답다. 아직 몸은 깨어나지 않은 상태이고 시야도 희미하지만 스트레칭을 하면서 서서히 잠들었던 세포들을 깨운다.
갑자기 헬스장의 기구들이 새롭게 보이기 시작한다. 어떤 자리보다도 멋지고 편안하게 앉을 수 있는 자리들이 눈을 통해 내 마음에 들어온다. 세상에서 가장 편한 자리는 흔들의자나 안락의자 혹은 안마의자라고 생각했는데 허리와 엉덩이를 단단히 붙이고 무언가 동작을 취할 수 있는 이 자리들이 마치 왕의 자리처럼 느껴졌다. 고요한 이곳에서 나만의 왕국을 보고 있다. 언제든 내가 다가갈 수 있고 언제든 앉아서 내 몸에 맞는 운동을 할 수 있는 이 의자들이야말로 주인공의 자리가 아닌가라고 생각했다.
나는 내 몸의 주인인가? 내 마음의 주인인가? 아니 나는 어디서 언제 주인인가? 나는 내 인생의 주인인가? 나는 내 삶의 주인공인가? 이런 질문들은 타인과 비교하는 순간 초라하게 움츠러든다. 화려한 스포트라이트, 눈부신 성과, 멋지고 값비싼 물건들, 누군가의 보좌를 받는 사람들을 상상하며 살아오진 않았지만 왠지 타인과 비교하는 순간 나 자신은 초라해 보였다. 철이 들면서 타인과 비교하는 것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지 조금씩 깨닫게 되었다.
사람은 서로 틀린 것이 아니라 다른 것이다. 태어난 시간이 다르고 공간이 다르다. 타고난 유전자가 다르고 마이크로바이옴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장내 미생물의 구성이 다르며, 뇌신경세포와 뇌신경망이 다르다. 후성유전학에서 얘기하는 바, 살아온 삶의 궤적에 따라 각자의 유전자가 변경된 경로와 결과도 제각각 다르다. 공기를 뚫고 직진하는 음성도 다르다. 시선을 처리하는 일반적인 메커니즘은 뇌에서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나만의 시선으로 바뀌게 된다. 온통 다른 것뿐이라 함부로, 정말 함부로 비교할 수 없다.
그런데도 어릴 적부터 타인과 비교하는 것에 익숙해진 이 고질적인 습관에서 벗어나기가 쉽지 않다. 물론 타인과 비교를 부축임으로써 이득을 얻는 깃털보다 가벼운 키치 세력들의 말장난도 한 몫한다고 할 수 있지만, 그 정도는 이겨내야 나의 삶을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온전히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많이 만들어야 나를 주인이자 주인공으로 만들 수 있지 않을까?
주인공의 자리에 앉아 하늘로 무게추를 밀어 올린다.
주인공의 자리에 앉아 무게추를 가슴 중심으로 당긴다.
주인공의 자리에 앉아 무게추를 대퇴사두근으로 들어 올린다.
주인공의 자리에 앉아 덤벨로 나비처럼 날갯짓을 한다.
내가 앉은 모든 자리가 주인공의 자리다.
주인공의 자리에서 단련된 근육이 내 몸속에 깊고 넓게 퍼진다.
주인공은 모든 상황을 이해하고 통제할 수 있으며, 자신감에 차서 편안하고 느긋하게 모든 동작을 진행한다. 무게추의 숫자와 상관없이 내 몸의 수행능력은 최고로 올라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