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주일 동안 열심히 운동했다. 새벽에도 나가고 저녁에도 나가고 매일매일 근력운동 했다. 다만, 하기 싫은 종목 중 바벨 로우, 벤치 프레스, 데드 리프트 등 바벨을 이용한 운동은 밀어내는 동작 프로세스가 섬세하고 어깨 자극이 많아서 일부러 피했다. High Low, Low Low, 렛풀다운등 주로 당기기 위주의 상체운동을 진행했다. 자극이 잘 와서 그런지 무게도 PT 받을 때 25kg에서 출발해서 40kg까지 올려서 매번 12회 4세트로 진행했다. 골고루 운동해야 한다고 생각했지만, 상체와 하체운동을 병행하는 것으로 진행했다. 특히 무릎의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하체운동은 열심히 했다.
@2. 원위치
오늘 피티를 받으면서 원위치가 되고 말았다. 밀어내기 자세로 바벨을 들어 올리는데 처음에 배울 때와 같은 동작을 하고 있다고 코치님에게 피드백을 받았다. 바벨 들어 올리기 동작에서 가슴을 제대로 열지도 못하고, 팔꿈치로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어깨를 사용하고 심지어는 목의 근육까지 같이 동원하고 있었다. 내가 동작을 진행하는 동안 촬영한 동영상을 보니 정말로 원위치가 되어 있어 저으기 실망스러웠다. 그동안 근력운동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음식도 편식이 안 좋은 것처럼 운동도 특정 종목에 치우친 것이 안 좋다는 평범하면서도 당연한 결론에 도달했다.
@3. 사소한 욕심과 원칙 사이
근력운동을 시작한 지 두 달도 되지 않은 초보자입장에서 보자면, 제대로 된 자세로 운동하는 것이, 양을 늘리는 것보다 중요하다는 것. 그럼에도 막상 운동을 혼자 진행하다 보면 까닭 모를 사소한 욕심을 부리게 된다. 평생 해야 할 운동이고 당장 무슨 성과를 요구하지도 않는 상황인데도 이런 욕심을 내고 있다니!! 욕심과 무게에 대한 집착이 오늘 초라한 피드백을 부르고 만 것이다. 이내 다시 처음의 마음으로 돌아왔다. 살다 보면 열심히 노력하는데도 원위치가 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원칙을 지키는 것과 방향성이 틀린 것이다.
@4. 처음처럼
그런데 원위치로 돌아온 것이 꼭 실망스러운 것만은 아니다. 다시 새로 시작할 수 있다. 처음 시작할 때의 나와 달리 다시 시작하게 되면 애초의 시행착오들을 단축하면서 앞으로 나갈 수 있다. 디트레이닝을 통해 근손실을 경험한 사람들이 트레이닝을 통해 다시 근육을 키울 수 있는 원리와 같다. 근손실 때 근육의 양은 줄어들지만 근육을 구성하는 근섬유의 핵 개수는 그대로이므로 다시 운동하면 애초에 시작할 때보다 빠른 속도로 근육을 키울 수 있다. 이와 같이 원위치에서 다시 시작하는 것은 처음부터 시작하는 것이 아니므로 약간은 위안이 된다.
이 원위치는 내가 발전할 가능성을 열어놓는 원위치이고 틀린 방향으로 갔던 나의 궤도를 수정하는 원위치이며 기왕에 늘어난 근육을 다시 효과적으로 늘릴 수 있는 원위치이다. 무게에 대한 욕심과 성과에 대한 조급함을 벗어나 새롭게 내 몸을 디자인하는 것이 원위치에서 시작하는 것이다. 일상의 다른 일들도 마찬가지다. 처음에 내가 가졌던 설렘, 처음 시작하며 겪은 시행착오를 뛰어넘되 처음처럼 설레는 마음을 갖고 원위치에서 시작한다. 올바른 자세와 올바른 방향성을 가지고